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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2일차 - 영혼의 동일성에 대해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2일차 - 영혼의 동일성에 대해

건방진방랑자 2022. 3.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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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동일성에 대해

 

 

그래서 나는 작전을 변경했다. 공세의 방향을 대전환시키기로 작심했다. 그러나 윤회의 문제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좋습니다. 사실 윤회의 문제란 불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도아리안족의 세계관의 공통분모였으며 그들은 그러한 윤회의 생각을 통해서 카스트의 고착성을 정당화시킬려고 노력했습니다힌두이즘과 카스트의 관계, 그리고 카스트 자체에 대한 정치ㆍ종교ㆍ사회적 의미를 아주 명료하게 잘 해설한 것으로 킨슬리의 저서를 들 수 있다. David R. Kinsley, Hinduism A Cultural Perspective, New Jersey : Prentice Hall, 1993. 5장과 제8장을 참고할 것.. 그리고 또 희랍의 올페이즘에도 완전히 동일한 윤회의 생각이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도 영혼의 불멸을 믿었으며 그 영혼은 끊임없는 환생의 과정을 반복하며 따라서 모든 의식있는 생물들은 인간과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피타고라스가 동물들을 앞에 놓고 설교하곤 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Bertrand Russell, A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New York : Touchstone Book, 1972), p.32.?”

 

재미있군요.”

 

그리고 기독교도 윤회를 믿지는 않지만 부활을 믿으며 영혼의 불멸을 믿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도적 세계관이 되었든, 희랍적 세계관이 되었든, 유대교 기독교적 세계관이 되었든, 인간의 영혼이 사후에 지속된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이 영혼의 사후지속이라는 의미맥락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한 영혼의 동일성(identity)의 지속입니다. 이 동일성의 지속의 보장이 없다면 윤회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내세에 대한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문명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패러다임에 가장 중요한 디프 스트럭쳐는 영혼의 동일성이 보장되느냐 안되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중국문명은 그러한 영혼의 동일성의 체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이란 기의 집합태이며, 인간의 죽음이란 곧 기가 흩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덤으로 들어간 백(, 신체적 부분)은 흙이라는 기로 흩어지며, 하늘로 날아간 혼(, 정신적 부분)도 공중의 대기로 흩어질 뿐입니다. 흩어진다고 하는 뜻은 거기서 다시 새로운 조합이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그 흩어지기 전의 동일성(identity) 체계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흩어지면 그것으로 끝나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영혼의 동일성은 인간의 기억의 흐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역사 속에서만 보장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도인들이 역사를 경시한 것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역사를 중시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전한(前漢)시대에 사마천의 사기와 같은 위대한 실증주의적 역사서가 쓰여졌습니다. 우리 한국사람들도 이러한 중국적 문명의 패러다임에 더 친숙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윤회를 운운하는 것보다는 이러한 역사적 인과를 말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보다 상식적이고 보다 과학적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도올선생님은 지금 저하고 중국철학적 세계관을 토론하기 위하여 오신 겁니까? 우리는 지금 불교를 말하기 위해 만난 것이 아닙니까?”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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