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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화(禍)든 복(福)이든 자초(自招)한 것이다
4a-8.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불인자(不仁者)와 어찌 더불어 말을 할 수 있으리오? 그들은 위태로운 상황을 위태롭다 생각치 아니 하 고 오히려 안전하다 생각하며, 재앙을 재앙으로 생각치 아니 하고 오히려 돈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멸망을 초래할 짓을 즐긴다. 만약 이토록 불인한 자들이 우리와 더불어 이야기를 걸어온다면 우리는 그들을 통하여 위험과 재앙을 간파할 수 있게 되므로, 나라를 망치고 집안을 패망케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4a-8. 孟子曰: “不仁者可與言哉? 安其危而利其菑, 樂其所以亡者. 不仁而可與言, 則何亡國敗家之有? 여기 한 아동이 부르는 노래가 있다: ‘창랑의 물이 맑구나! 내 갓끈을 씻으리로다. 창랑의 물이 탁하구나! 내 발을 씻으리로다.’【창랑(滄浪)에 대한 견해가 많다. 그냥 푸른 빛깔이라는 설, 지명(호북성 균현均縣 북) 강물이름이라는 설 등이 있다. 염약거(閻若璩)는 한수(漢水), 혹은 한수의 지류라고 한다. 한수가 창랑 지역을 지나갈 때는 물이 많은 데 더러운 것이 섞여들면 물이 흐려진다. 물이 맑고 흐린 것을 우리 내면의 상태에 비유한 것이다. 그것은 나의 실존의 책임에 속하는 것이다. 이 노래는 『초사』의 「어부」 편에도 어부(漁夫)의 노래로 나오고 있다. 아마도 초나라 지역의 민요였을 것이다. 맹자의 지식의 범위가 놀랍다】. 有孺子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我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我足.’ 공자가 이 노래에 관하여 평론한 것이 있다: ‘제자들아! 이 노래를 들어보아라! 같은 냇물이라도 맑으면 깨끗한 갓끈을 빨고, 흐리면 더러운 발을 씻는다. 이것은 물이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공자는 제자들 자신의 삶을 경계토록 한 것이다. 孔子曰: ‘小子聽之! 淸斯濯纓, 濁斯濯足矣, 自取之也.’ 대저 사람은 자기가 자기를 모멸한 후에나 타인이 그를 모멸하고, 일가가 스스로 자기를 훼멸한 연 후에나 타인들이 그 집안을 훼멸한다. 한 나라도 스스로 자기를 정벌한 연후에나 타국이 그 나라를 정벌하게 되는 것이다. 夫人必自侮, 然後人侮之; 家必自毁, 而後人毁之; 國必自伐, 而後人伐之. 『상서(尙書)』 「태갑」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이 지은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지은 재앙은 도저히 도망갈 길이 없다.’(2a-4). 여기서 말하는 자초의 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太甲」曰: ‘天作孽, 猶可違; 自作孽, 不可活. 此之謂也.’” |
창랑의 노래는 아름답고 많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인생의 화복 안위가 모두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라는 맹자의 주장은 맹자 만년의 달관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4a-10의 ‘자포자기(自暴自棄)’도 같은 주제를 설파하고 있다. 20세기 서구의 실존주의(Existentialism)의 모든 논리가 함축되어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서구의 철학은 과도한 레토릭으로 사람들에게 겁을 주지만 실상 그 정신은 맹자의 몇 줄로 커버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토록 어마어마한 개념적 언어를 구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라는 ‘신화’ 권력에 대한 안티테제적 성격을 관철시켜야만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그런 압박감이 없다. 그래서 간결하고 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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