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임금이 가까운 사람부터 챙겨야 하는 이유
4a-6.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정치를 바르게 행한다는 것이 어려 운 것만은 아니다. 우선 한 나라의 권력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거실(巨室)들에게 득죄(得罪)를 하지 말아야 한다. 거실들이 군주를 경모(敬慕)하게 되면 한 나라의 전 국민이 같이 경모하게 되고, 한 나라의 전 국민이 같이 경모하게 되면 천하의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다 같이 경모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군주의 덕교(德敎)가 패연(沛然)하게 흘러넘쳐 사해에 넘실거리게 되는 것이다.” 4a-6. 孟子曰: “爲政不難, 不得罪於巨室. 巨室之所慕, 一國慕之; 一國之所慕, 天下慕之; 故沛然德敎溢乎四海.” |
아주 짧은 기온자료이지만 앞서 상맹(上孟)에서 말한 모든 장황한 논설을 요약해주는 집약된 말씀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집약된 성격이 이 로기온자료가 맹자 입에서 나온 것이라는 신빙성을 높여준다.
혹자는 이 로기온자료의 주체가 군주보다 하급의 사람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전체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아주 용렬한 주석이라 할 것이다. 거대 회사를 다스려도 회사 직원들 개개인을 다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이사회(理事會)의 몇 사람을 장악하면 회사 전체가 돌아가게 되어있다. 한 나라를 움직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맹자는 전국시대 사람이다. 전국시대 사람다웁게 그는 매우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현실감각은 탁월하다.
여기 거실(居室)을 조기는 ‘현경대부지가(賢卿大夫之家)’라고 주석해놓았는데, 한 국가를 움직이는 중후한 경대부들을 우선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시대에는 이 경대부들이 왕의 존폐를 결정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그들에게 득죄(得罪)하면 나라를 이끌어 가기가 어렵다. 문제는 왕으로서 어떻게 이 경대부들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획득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이것을 획득할 수만 있으면 전 국민이 같이 마음으로부터 경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천하가 패연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곧 왕도가 실현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전략을 통하여 천하대세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하는 맹자의 왕도론은 추상적인 도덕이 아니라 현실정치 속에서 이루어지는 도덕적 구현이다.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 또한 청와대를 장악하는 자들이 주변 몇 사람 의 진실한 경모를 얻지 못하는 데서부터 대세가 그릇되는 현실을 바라보면, 이 맹자의 말이 잘 이해가 될 것이다. 박정희도 그를 아끼는 친구 김재규의 손에서 죽었고, 그 뒤의 모든 대통령이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고 말할 수 있다. 4대강정비니 FTA 인천공항ㆍKTX매각이니 하는 정책으로써 진실로 주변 사람들의 경모를 얻고 있는가? 그것이 과연 경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위대한 내용과 도덕적 비젼을 담고 있는가? 온 국민이 반성하고 또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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