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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하 - 1. 순임금과 문왕은 부절(符節) 같다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하 - 1. 순임금과 문왕은 부절(符節) 같다

건방진방랑자 2022. 12. 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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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루장구(離婁章句) ()

 

 

1. 순임금과 문왕은 부절(符節) 같다

 

 

4b-1.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순은 동쪽의 저풍(諸馮)산동성 제성현(諸城縣)에서 태어나 부하(負夏)위나라 지역으로 추정로 이주하였고 명조(鳴條)산동성 정도현(定陶縣) 부근, 서경』 「탕서편의 서()에는 탕왕(湯王)과 걸왕(桀王)이 싸운 곳으로 나온다. 이상은 모두 확실한 지명이 아니다에서 생애를 마치었으니 그는 동쪽 오랑캐 사람[東夷之人]이다. 문왕(文王)은 기주(岐周)섬서성 기산현(岐山縣) 동북. 주나라의 구읍(舊邑)에서 태어나 필영(畢郢)여씨춘추(呂氏春秋)』 「구비(具備)편에는 필정(畢程)으로 되어있다. 필정은 섬서성 함양시(咸陽市) 21리에 있다. 필영을 문왕이 도읍한 풍()지역으로 보는 설도 있고, 무왕(武王)이 도읍한 호() 지역으로 보는 설도 있다에서 생애를 지역으로 마치었으니 그는 서쪽 오랑캐 사람[西夷之人]이다.
4b-1. 孟子曰: “生於諸馮, 遷於負夏, 卒於鳴條, 東夷之人也. 文王生於岐周, 卒於畢郢, 西夷之人也.
 
출신지역의 거리가 떨어진 것이 천여 리이고, 세월을 서로 격한 것만 해도 천여년이다. 그러나 뜻을 얻어 천하의 중심인 중원에서 도를 행하였다는 측면에서는 두 사람이 부절(符節)반으로 갈랐다가 맞추는 인신(印信), ()ㆍ각()ㆍ동()ㆍ죽()을 소재로 쓴다을 맞추는 것처럼 정확히 일치한다. 선성(先聖)인 순()과 후성(後聖)인 문왕(文王)의 생각이나 행동이 한 몸에서 나온 것처럼 동일하다.”
地之相去也, 千有餘里; 世之相後也, 千有餘歲. 得志行乎中國, 若合符節. 先聖後聖, 其揆一也.”

 

중국문명의 양대 패러곤(paragon, 본보기)오랑캐라고 규정하는 맹자의 언어를 보면, 결코 오랑캐라는 말이 부정적인 함의(含意)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국시대에는 중원중심사고를 고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변세계와의 교섭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중국문명은 유구한 역사를 통하여 끊임없이 오랑캐문화를 흡수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맞이한 것이다. 여기 맹자의 논의의 핵심은 인간의 본성은 고ㆍ금ㆍ동ㆍ서의 차이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인 그 무엇이라는 신념의 방이다. 그의 성선론(性善論)’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은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사단(四端)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가장 위대한 두 성인도 서쪽 오랑캐, 동쪽 오랑캐였으며, 이들 오랑캐나 전국시대에 살고 있는 천하의 모든 사람이 결국 같은 본성의 바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율곡16세 때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의고 18세에 3년상을 마친 뒤, 인생이 하도 무상하고 의지할 데가 없어 19세 되던 해 3월에 불교에 귀의하고자 금강산에 들어갔다. 어느 날 혼자서 깊은 골짜기를 몇 리쯤 걸어 들어가니 작은 암자가 있었다. 한 노승이 가사를 걸치고 정좌한 채 율곡을 보고 일어나지도 않고 말도 한마디 없는데, 부엌에는 불땐 자취도 없었다.

 

그래서 율곡이 물었다: “여기서 무얼 하시오[在此何爲]?” 노승은 빙그레 웃을 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무엇을 잡숫고 굶주림을 면하시오[食何物以療飢]?” 노승은 소나무를 가리키며, “저게 내 양식이라오[此我糧也].” 했다.

율곡은 그의 말문이 터졌다고 생각해 내쳐 물었다: “공자와 석가모니 중 누가 진짜 성인이오[孔子釋迦孰爲聖人]?” 노승은 답한다: “보아하니 영민한 선비 같은데 노승을 놀리지 마오[措大莫瞞老僧].”

율곡은 이어 물었다: “불교는 이적 오랑캐의 교법이니 우리 동방 문명국에는 베풀 것이 못 되지 않겠소이까[浮屠是夷狄之敎, 不可施於中國].” 그러자 노승이 되묻는다: “순임금도 동쪽 오랑캐의 사람이요, 문왕도 서쪽 오랑캐의 사람이니, 그 두 사람 다 이적 오랑캐가 아니겠소[, 東夷之人也; 文王, 西夷之人也. 此亦夷狄耶]?”

율곡이 또 물었다: “불교의 오묘한 교설(巧舌)이라 해봐야 우리 유교의 울타리를 벗어날 만큼 특별한 것도 없는데 어찌하여 유교를 버리고 불법을 구하시오[佛家妙處, 不出吾儒, 何必棄儒]?” 노승이 묻는다: “유가에도 마음만 깨달으면 곧 부처님 이라는 가르침이 있소[儒家亦有卽心卽佛之語乎]?”

율곡은 말한다: “맹자는 항상 인간의 본래 성품이 선하다는 것을 말하였고, 말끝마다 인간은 누구든지 요순이 될 수 있다 말하였는데 마음만 깨달으면 곧 부처님이 된다는 가르침과 뭐가 다를 게 있소이까? 단지 우리 유교는 그것을 현실에서 찾아 얻을 뿐이오[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何異於卽心卽佛? 但吾儒見得實].”

노승은 수긍치 아니 하고 한참을 묵묵히 앉아 있다가 이렇게 물었다: “색도 아니요, 공도 아니라는 것은 무슨 말이겠소[非色非空, 何等語也]?” 율곡이 곧 대답하였다: “내앞에 펼쳐진 저 경치가 바로 그 말이 아니겠소[此亦前境也].” 노승이 다시 빙그레 웃었다.

 

이 뒤로도 재미있는 대화가 이어지지만 생략한다. 율곡전서1 풍악중소암노승 병서(楓嶽贈小菴老僧 幷序)라는 제목하에 실려 있는 글인데 옛 사람들의 대화의 품격을 잘 그려내고 있다. 노승도 맹자본 장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율곡 또한 맹자의 대의를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다. 19세의 소년이나 노승이나 유ㆍ불의 핵심을 모두 다 투철히 꿰고 있지 못하면 나눌 수 없는 대화임에 틀림이 없다. 옛 사람들의 공부와 정진의 수준을 엿볼 수 있기에 여기 소개해 둔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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