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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금의 신하 대우법
4b-3. 맹자가 제선왕에게 고하여 말씀하시었다: “군주가 신하를 보 기를 자기 자신의 팔ㆍ다리와 같이 여긴다면, 신하 또한 군주를 보기를 자기의 생명 같이 여길 것입니다【복심(腹心: 뱃속과 심장이라는 뜻인데 옛 사람들은 인간의 생명의 중추를 뇌(腦)로 보지 않고 복심, 즉 오장육부로 보았다】. 군주가 신하를 보기를 자기가 기르는 개나 말 정도로 여긴다면, 신하 또 한 군주를 보기를 성내를 걸어다니는 보통사람의 하나로 여길 것입니다【국인(國人)은 성(城)내에 사는 사람이다】. 군주가 신하를 보기를 토개(土芥)【짓 밟는 흙과 쓰레기. 아주 천한 것】처럼 여긴다면, 신하 또한 군주를 보기를 죽여야 할 원수나 적수로 여길 것입니다.” 4b-3. 孟子告齊宣王曰: “君之視臣如手足; 則臣視君如腹心;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 君之視臣如土芥, 則臣視君如寇讎.” 제선왕은 시치미 떼고 또 물어 말하였다: “예제에 의하면, 신하가 자기가 섬겼던 옛 군주가 세상을 떴을 때 그를 위하여서도 복을 입 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는데【『의례(儀禮)』 「상복(喪服)」편에 대부는 구군(舊君)을 위하여 삼 개월 동안 재최(齊衰)를 한다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예(例)이다】, 선생의 말씀에 의하면 그토록 현재의 군신의 관계도 살벌한데 어떻게 이미 떠나, 군신관계가 사라진 옛 군주를 위하여 상한다는 것이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王曰: “禮, 爲舊君有服, 何如斯可爲服矣?” 맹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옛날에는 신하가 간(諫)을 하면 임금이 그것을 잘 수용하였고, 건의를 하면 임금이 그것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인정(仁政)의 혜택이 일반 백성에게까지 골고루 하달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그 나라를 떠나게 될 경우에, 임금은 호위병을 시켜 그를 인도하고 국경을 잘 넘어가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신하가 가는 나라에 먼저 사람을 보내서 이 사람이 훌륭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 이삼 년을 지나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그제서야 비로소 토지가옥을 회수했습니다. 이것을 삼유례(三有禮)【세 번이나 예가 있다는 뜻. ① 잘 배웅함. ② 가는 곳에 추천함. ③ 3년이 지나야 토지가옥을 회수함】라고 했습니다. 이토록 예우를 하면 그 신하는 당연히 옛 군주를 위하여 복상하게 되겠지요. 曰: “諫行言聽, 膏澤下於民; 有故而去, 則君使人導之出疆, 又先於其所往; 去三年不反, 然後收其田里. 此之謂三有禮焉. 如此, 則爲之服矣. 그런데 지금은 신하된 자가 아무리 간(諫)하여도 듣지 않고, 아무 리 건의하여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정치의 혜택이 전혀 아랫 백성들에게 내려가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유고가 생겨 떠나려고 하면 군주는 그를 포박하고, 또 그가 가는 곳에서 그가 곤궁에 빠지도록 압력을 가하며, 떠나는 당일로 그의 토지가옥을 몰수해버립니다. 이것 또한 원수요 적수라 일컫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원수를 위하여 복상한다는 것이 있을 법한 일입니까?’ 今也爲臣. 諫則不行, 言則不聽; 膏澤不下於民; 有故而去, 則君搏執之, 又極之於其所往; 去之日, 遂收其田里. 此之謂寇讎. 寇讎何服之有?” |
1b-8, 7b-14와 함께 『맹자』에서 군주를 ‘똥으로 만드는’ 격렬한 파편으로 꼽힌다. 역사적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런 맹자의 논리에 력히 반발했지만 우리 조선은 이 논리를 너무도 사랑하였고, 동궁(東宮) 교육의 지침으로 삼았다.
여기 임금이 신하를 수족처럼 여기면, 신하 또한 임금을 복심처럼 여긴다는 이야기는 사마천의 「자객열전」의 테마가 되었다. 조양자(趙襄子)를 죽여 지백(智伯)에게 보답하고자 한 예양(豫讓)의 이야기나, 섭정(聶政)과 그의 누이의 이야기가 모두 같은 삶의 철학을 표방하고 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얼굴을 단장한다[士爲知己者死, 女爲說己者容]’라는 예양의 독백은 한국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장과 동일한 테마의 이야기가 ‘옛 군주를 위하여 돌아와서 복한다[반복(反服)]’이라는 개념으로 『예기』 「단궁」하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자사와 노나라 목공(穆公) 사이에서 일어난 대화로 되어있다. 자사와 맹자의 관계를 암시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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