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어버이를 섬기는 것과 형을 따르는 것
4a-27.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仁)의 실제 내용은 부모님을 잘 섬기는 것이니 효(孝)라 말할 수 있다. 의(義)의 실제 내용은 형을 잘 따르는 것이니 제(弟)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지(智)의 실제 내용은 이 효와 제의 양자를 명료하게 깨달아 그것으로부터 삶이 빗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4a-27. 孟子曰: “仁之實, 事親是也; 義之實, 從兄是也. 智之實, 知斯二者弗去是也; 예(禮)의 실제 내용은 이 효와 제의 양자를 절도 있게 하여 외양에 문식(文飾)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악(樂)의 실제 내용은 이 효와 제의 양자를 즐기는 것이다. 즐길 줄을 아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부모님을 잘 섬기고 형을 잘 따르는 마음이 속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속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오게 되면 그러한 마음을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게 된다.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발로 땅을 밟고 손으로 춤을 추어도 박자에 척척 들어맞듯이 인생이 즐겁게 되는 것이다.” 禮之實, 節文斯二者是也; 樂之實, 樂斯二者, 樂則生矣; 生則惡可已也, 惡可已, 則不知足之蹈之, 手之舞之.” |
유교의 본질을 포괄적으로 논한 매우 중요한 장이다. 『논어(論語)』 「학이」에 유자의 말로서, 효제(孝弟)는 인지본(仁之本)이라는 말이 나온다(1-2). 이러한 공문의 가르침을 맹자는 충실히 계승하였다고 볼 수 있다. 공자는 인(仁) 하나만을 말했는데 맹자는 인(仁)과 의(義)를 나누어 효(孝)와 제(弟)에 할당시킨다. 인지실(仁之實, 인의 열매)이 곧 효이며 의지실(義之實)이 곧 제라는 것이다. 효는 개인 내면의 관계를 총칭한 것이며 의는 사회적 관계를 총칭한 것이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는 것은 사단(四端)의 근본인 인ㆍ의ㆍ예ㆍ지 중에서 예(禮)와 지(智)과 인(仁)과 의(義)의 바탕 위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ㆍ의ㆍ예ㆍ지 중에서 본질적인 것은 인과 의이고, 예와 지는 인과 의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다. 지인의 가치를 확고히 깨달아 그것을 몸에 구현하는 것이고 예(禮)는 인의(仁義)를 절문(節文)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인ㆍ의ㆍ예ㆍ지의 사덕 위에 또다시 악(樂)이라는 경지를 첨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대의 동중서가 인ㆍ의ㆍ예ㆍ지에다가 신(信)을 더하여 오상(五常)을 운운했는데, 맹자의 오상은 인ㆍ의ㆍ 예ㆍ지ㆍ악이 되어야만 한다.
악(樂) 또한 효(孝) 즉 사친과 제(弟) 즉 종형을 즐기는 것이다. 즐김을 통하여 그러한 마음이 내재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예기』 「악기」에서 ‘악유중출(樂由中出), 예자외작(禮自外作)’ ‘악야자동어내자야(樂也者動於內者也), 예야자동어외자야(禮也者動於外者也)’이라든가 ‘치악이치심(致樂以治心), 치레이치궁(致禮以治躬)’이라고 한 논리가 이미 맹자에 충분히 섭렵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예와 악을 따로 논하지 않고, 인ㆍ의ㆍ예ㆍ지와 함께 악(樂)을 논한다는 데 맹자 논의의 오리지날리티가 있다. 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갖는 장이다. 맹자는 도덕의 극상의 경지는 예술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The highest realm of morality is art.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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