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하 - 19. 인간이 짐승보다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하 - 19. 인간이 짐승보다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

건방진방랑자 2022. 12. 28. 03:30
728x90
반응형

 19. 인간이 짐승보다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

 

 

4b-19.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이 실제로 금수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근소한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보통사람들은 그 금수와 다른 차이의 특성을 무시하고 살아가는데 반해, 군자는 그 것, 그러니까 인의(仁義)의 도덕성 같은 것을 살리고 보존한다. 순은 진실로 모든 사물의 이치에 밝았다. 그래서 인륜(人倫)을 살필 줄 알았고, 인의 말미암아 행동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인의(仁義)는 인간 내면에서 샘솟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그것을 수단적 가치로서 활용한 적은 없었다
4b-19. 孟子曰: “人之所以異於禽獸者幾希, 庶民去之, 君子存之. 舜明於庶物, 察於人倫, 由仁義行, 非行仁義也.”

 

여기 핵심적 주제는 유인의행(由仁義行), 비행인의(非行仁義)’라는 한마디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의를 통해서, 인의와 더불어, 인의 속에서 행동할 뿐이지, 인의를 행동의 목적이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계속 말해온 비목적론적 사고(non-teleological thinking)를 반복하고 있다. 6a-5, 6a-6에서 말하는 고자의 인내의외설(仁內義外說)에 대한 반박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대단한 맹자의 통찰은 인간과 금수의 차이가 너무도 근소하다는 이 한마디이다! 인간을 천지창조에서 특별한 종자로서 따로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창세기를 신봉하는 서구문명은 그것을 신념으로 받아들이든지 안 받아들이든지를 불문하고 모두 창세기적 사유에 오염되어 있다. 인간이 금수와 같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맹자의 이런 발언은 거의 맹자를 진화론자의 반열에 올려놓게 하는 것이다. 그 통찰력의 대단함은 진실로 충격적이다.

 

나는 봉혜(鳳兮)라는 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봉혜와 나 사이에 염색체 유전자 DNA염기배열 전체의 모습에서 본다면 그 차이는 극히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 이것은 진화론을 너무도 극명하게 입증하는 사실이다. 맹자는 핵산의 염기배열은 몰랐지만 그런 사실에 대한 통찰력은 있었다. 그렇다면 봉혜와 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맹자는 그것을 인의라는 도덕성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 도덕성이 인간에게서 확보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존조건이나 금수의 생존조건은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나는 봉혜를 키우면서 인간의 도덕성까지도 봉혜의 생존방식에서 상당 부분이 발견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행태학(ethology)은 도덕성이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물의 도덕성은 그 전체 윤곽으로 말하자면 생리적 조건의 지배를 받는다. 그리고 시공을 초월하는 일관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도덕적 행동의 원형을 동물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하여튼 도가는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시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맹자는 인간에게 고유한 인의라는 도덕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인간이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장에서 순이 나오고 다음 장에서 우() - () - 문왕(文王) - 무왕(武王) - 주공(周公)이 나오고, 그 다음 장에 공자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연속된 일체로서 공자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편집이다. 그리고 그 다음 장에 자기는 공자를 사숙(私淑)한 자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19장에서 제22장까지는 맹자의 케리그마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케리그마(Kerygma)’라는 뜻은 맹자야말로 요------주공의 적통을 이은 공자를 사숙한 인물이라는 것을 만방에 선포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요------주공-공자-맹자의 적통성은 불교의 전등을 모방하여 당나라의 한유(韓愈, 768-824)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맹자 당대에 맹자학단 내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오히려 불교 선종의 이러한 의발전수의 적통성이 맹자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개발된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