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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상 - 36. 사는 장소의 중요성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상 - 36. 사는 장소의 중요성

건방진방랑자 2023. 1. 1.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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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사는 장소의 중요성

 

 

7a-36. 맹자께서 제나라의 작은 도시인 범읍(范邑)에서 수도인 대도시 임치(臨淄)로 갔을 때, 멀리서 제나라 왕자의 늠름한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하면서 말했다: “사람이 거하는 환경과 지위가 진실로 그 기상(氣像)을 저토록 바꾸어놓는구나! 진실로 그 영양상태가 체형을 저토록 변화시키는구나! 삶의 환경이란 참으로 중요한 것이로구나! 인간이 누구든지 다 사람의 자식이 아닌 자가 누가 있겠느냐마는 아~ 저 왕자는 정말 기품이 다르구나!”
7a-36. 孟子自范之齊, 望見齊王之子. 喟然歎曰: “居移氣, 養移體, 大哉居乎! 夫非盡人之子與?”
 
맹자께서 또 말씀하시었다: “왕자의 궁실이나 거마(車馬), 그리고 의복은 그 비슷한 수준을 향유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저 왕자가 저토록 늠름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왕자가 거한 정신적 환경, 그 지위나 마음가짐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러니 사람이 천하의 광거(廣居)에만 거할 수 있다면광거(廣居)’()’맹자에 있어서는 항상 ()’과 관련되어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3b-2대장부(大丈夫)론에 있어서처럼 거천하지광거(居天下之廣居)’라는 것은 좁은 의미의 ()’과도 차원을 달리하는 개념이다. 여기서의 광거(廣居)’란 물리적 몸 하나를 규정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간적 규정이 없는 무한한 정신적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여민동락(與民同樂)’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의()와 대비되는 상대적 덕목으로서의 인()이 아니라 인격 전체의 공간적 무한정성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얼마나 위대한 인격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孟子曰: “王子宮室, 車馬, 衣服多與人同, 而王子若彼者, 其居使之然也; 況居天下之廣居者乎?
 
옛날에 노나라의 군주가 송나라에 가서 그 질택(垤澤)의 문질택지문(垤澤之門)’은 송나라 성문의 이름이다. 좌전양공 17택문(澤門)’이다. 두예(杜預)의 주에 송동성남문(宋東城南門)’이라고 했다 앞에서 큰소리로 불렀다.
魯君之宋, 呼於垤澤之門.
 
그랬더니 그 대문의 문지기가 말하기를, ‘이 분은 분명 우리 군주님은 아니신데, 어쩌면 이토록 우리 군주님 목소리와 똑같으실까?’라고 했다. 이것은 딴 이유가 아니다. 두 사람의 사는 정신적 환경, 그 기품이 비슷했기 때문인 것이다.”
守者曰: ‘此非吾君也, 何其聲之似我君也?’此無他, 居相似也.”

 

이것 또한 맹자의 몸철학(Philosophy of Mom)’의 한 측면을 나타내는 매우 의미있는 구체적 발언이다. 맹자는 자신의 철학을 구체적 삶의 체험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맹자가 칸트와 다른 것은 칸트는 어까지나 순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순수(rein)’란 결국 경험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것이며 감각의 모든 소재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칸트에게 있어서의 순수아 프라이오리(a priori)’와 관계되며, 결국 보편과 필연으로 귀착된다. 그러나 맹자는 순수를 지향하지 않는다. 윤리적 완성이라는 것도 경험이나 감각이나 정감의 모든 현실적 과정 속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본다. ()의 선천성을 말하면서도 구체적 환경의 영향에 의하여 형성되어가는 ()’를 말하고 있다. 분명 맹자가 말하는 ()’은 기적(氣的)인 것이지 리적(理的)인 것이 아니다. ()는 기의 방향성을 한정하는 것이지만 기에서 독립되어 있는 추상적 실체는 아니다.

 

칸트의 철학이 근본적으로 물리학을 기본 골격으로 삼았기 때문에 드라이(dry)’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맹자의 철학은 젖어있다. 순수하지 않고 잡하다. 그것은 몸이라는 생물학적 우주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맹자가 멋있는 왕자 한 명을 바라보면서 그의 몸에서 풍기는 느낌을 감탄하면서 거천하지광거(居天下之廣居)’의 인격을 말하며 인간 일반을 격려하고 있는 본 장은 인간 맹자의 소박한 인품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박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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