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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단재학교와 광진Iwill 콜라보 - 7. 비전문가가 영화팀을 꾸리다 본문

연재/만남에 깃든 이야기

단재학교와 광진Iwill 콜라보 - 7. 비전문가가 영화팀을 꾸리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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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비전문가가 영화팀을 꾸리다

 

단재학교는 영화팀과 연극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2009년에 개교한 이래 2012년에 크나큰 변화를 겪었다. 외부적으론 서울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네트워크 학교가 되었고, 비영리민간단체가 되었으며, 내부적으론 영화팀과 연극팀으로 나누어져 영화팀은 각종 영화제에 참석하고 영화 후기를 쓰며 영화를 제작하고, 연극팀은 연극을 관람하고 대본을 각색하여 관중 앞에서 연극을 한다.

 

 

2012년에 단재학교는 영화팀과 연극팀이 생기면서, 좀 더 특색있는 활동들을 하게 됐다. 

 

 

 

전문가만이, 교원자격증을 지녀야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엔 단재학교만의 비밀이 숨어 있다. 연극팀을 맡게 된 교사도, 영화팀을 맡게 된 나도 그와 같은 과목을 전공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누군가는 전공은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연극무대에 서거나 영화를 찍거나 하는 활동들은 다채롭게 해봤겠지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실제 실력은 없으면서 자격증만 있는 사람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실제로 실력이 있으되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낫다고 보기도 하니 말이다. 재야에 고수가 있듯이, 학위 너머의 실력자는 언제나 있었던 것과 같다.

 

 

▲  스펙을 요구하는 시대에 자격증도 스펙의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자격증으로 나의 삶을 증명하려고만 한다. 

 

 

학위로 증명되고, 간판으로 실력을 검증 받는 세상에서 자격증은 없으나 실력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맞아요. 저흰 공인된 전문가는 아니지만 재야의 고수들이죠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은, 현실은 그렇지도 못했다. 자격증도 없고 실력마저 없으니, 의구심 가득한 눈초리로 뭔가 이상하고 불안한데~’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도 당연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선 아무나 교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닌, 사범대나 교대를 나와 공부해야만 자격을 인정해주는 교원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교사는 전문가여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그건 영화와 연극과 같은 과목을 맡게 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촬영할 부분들을 함께 보며 촬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이들. 

 

 

 

반보 뒤에 서서 함께 가는 존재로서의 교사

 

하지만 이런 생각의 기본엔 교사가 많이 알고 있고, 경험도 풍부해야만 아이들에게 학습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런데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오며 나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나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배움의 파토스Pathos가 일렁이는 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껴왔다. 교사의 열정과 학생의 열정, 교사의 전문지식과 학생의 배우고자 하는 마음 사이엔 약간의 관계는 있을지언정,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교사의 전문지식이 때론 아이들과의 소통을 가로막기도 하고, 전문가로서 승승장구했던 삶은 대부분의 아이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극소수의 뛰어난 아이들만을 우대하는 걸 당연시하기도 한다.

바로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배움에 대해 왜곡시키고, 교사에 대해 편견을 갖게 한다고 할 수 있다. 배움이든 교사든 여러 가지 양상과 형식이 있을 수 있음에도 오로지 하나의 생각(존 로크의 교육관)만을 중시하며 그것만이 절대적인 양 교육제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린 교육에 대해 얘기할 때 당연시 한 쪽으로 치우쳐진 얘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군가 강제하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니 교사는 그 옆에 함께 서서 아이의 마음의 결을 따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만 하면 된다. 열 걸음 앞서 걸어서 끌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보 뒤에 서서 지켜보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용기만이 필요하다. 그럴 때 아이는 교사의 지지에 힘을 얻고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서서 걸어갈 수 있으며, 자신의 지적 능력을 믿고 자신의 끼를 맘껏 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단재학교에서 비전공자들이 영화와 연극을 맡게 된 데엔 이런 생각들이 기반이 되었다. 교사가 앞서서 가르치고 이끌어가려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배워가는 중에 서로가 서로에게 교학상장敎學相長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 당시 대표교사는 잘 모르는 분야, 거의 해보지 않은 것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가르치려 하지 않고, 못 한다고 나무라지 않으며, 함께 북돋워주며 한 걸음씩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우린 영화팀이 되어 각종 영화제에 찾아다니며, 다양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인용

목차

사진- 콘티 / 활동

1. 기지에 투항 말고, 미지에 투신하라

2. 모르기에 갈 뿐

3. 2회 꿈틀이 축제의 추억

4. 3회 꿈틀이 축제에 가보자

5. 좀비어택카드게임을 만들다

6. 좀비어택이란 게임을 발표하기까지의 우여곡절

7. 비전문가가 영화팀을 꾸리다

8. 단재학교 영화팀 5번째 작품, ‘DREAM’ 제작기

9. 멋지게 발표하여 상금은 받았지만...

10. 돈 돈 돈, 그것이 문제로다

11. 돈 앞에서도 배려심을 발휘한 단재학교의 대중지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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