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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홍덕보 묘지명 - 9. 홍대용의 신원(身元) 본문

책/한문(漢文)

홍덕보 묘지명 - 9. 홍대용의 신원(身元)

건방진방랑자 2020. 4. 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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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홍대용의 신원(身元)

 

 

그 부친은 이름이 역인데 목사牧使를 지내셨고, 조부는 이름이 용조龍祚인데 대사간大司諫을 지내셨으며, 증조부는 이름이 숙인데 참판參判을 지내셨다. 모친은 청풍淸風 김씨金氏이니, 군수 방의 따님이시다. 덕보는 영조 신해년(1731)에 태어났으며, 음보蔭補[각주:1]로 선공감 감역에 제수되었고, 곧 돈녕부敦寧府 참봉參奉으로 옮겼으며, 다시 세손익위사世孫翊衛司 시직侍直[각주:2]에 제수되었다가 사헌부司憲府 감찰監察로 승진되고, 종친부宗親府 전부典簿로 전임되었다가 태인 현감泰仁縣監으로 나갔으며, 영천 군수로 승진하여 두어 해 재임하다[각주:3] 노모 봉양을 이유로 사직하고 돌아왔다. 처는 한산韓山 이홍중李弘重의 따님인데, 13녀를 낳았다. 사위는 조우철趙宇喆ㆍ민치겸閔致謙ㆍ유춘주兪春柱이다. 돌아가신 그해 128일에 청주淸州 모좌某坐[각주:4]의 땅에 장사지냈다.

考諱櫟牧使, 祖諱龍祚大司諫, 曾祖諱潚參判, 母淸風金氏, 郡守枋之女. 德保以英宗辛亥生, 得蔭除繕工監監役, 尋移敦寧府參奉, 改授世孫翊衛司侍直, 叙陞司憲府監察 轉宗親府典簿. 出爲泰仁縣監, 陞榮川郡守, 數年以母老辭歸. 配韓山李弘重女, 生一男三女, 婿曰趙宇喆閔致謙兪春柱. 以其年十二月八日, 葬于淸州某坐之原.

이 단락은 홍대용의 가계와 벼슬, 그 자녀들, 그리고 장례일과 산소의 소재지가 서술된다.

보통의 묘지명에서는 이런 사항은 대체로 묘지명의 앞부분에 서술되며, 묘지명의 핵심적 내용을 이룬다. 하지만 연암의 묘지명에서는 끝 부분에서 이런 사실이 서술되고 있다. 이 점, 파격적 구성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연암은, 1에 제시된 부고 중에서 언급한 사항은 되도록 이 대목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중복을 피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 가령 홍대용의 본관이 남양이라는 점, 그 자호字號, 운명한 일시, 향년, 아들 이름 등은 여기서는 일체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런 데서 연암 글쓰기의 용의주도함이 확인된다. 그리하여 부고 내용과 대목에서의 서술을 합쳐 놓아야 비로소 망자亡者에 대한 신원이 온전하게 파악된다.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과정록 139

1. 왜 중국사람에게 부고를 알리는가?

2.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학자를 멸시하다

3. 뛰어난 경세적 능력을 지닌 홍대용

4. 뛰어난 경세적 능력을 꼭꼭 숨겨라

5. 중국 친구인 엄성에게 출처관에 대해 얘기한 이유

6. 홍대용과 엄성의 국경을 넘나드는 우정

7. 홍대용이 청의 위대한 학자인 대진을 만났다면

8. 중국의 벗들이여 천하지사인 홍대용을 알려라

9. 홍대용의 신원(身元)

10. 홍대용의 묘지명을 복원하다

11. 불온하고 과격한 묘지명의 1

12. 반함하지 않은 홍대용의 일화를 끄집어내다

13. 총평

  1. 음보蔭補: 조상의 음덕으로 벼슬함을 이르는 말이다. [본문으로]
  2. 세손익위사世孫翊衛司 시직侍直: 벼슬은 세손世孫을 시위侍衛하는 직책이다. 당시 세손은 훗날의 정조正祖다. 홍대용은 이 벼슬에 있으면서 학문적으로 정조를 가르치며 정조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홍대용은 당시 정조와 주고받았던 말을 일기로 자세히 기록해두었는데, 그것이 지금 전하는 『계방일기桂坊日記(계방은 세손익위사의 별칭)』이다. [본문으로]
  3. 영천 군수로 승진하여 두어 해 재임하다: 홍대용은 1780년 영천 군수가 되었다가 1783년 모친이 연로하다는 이유로 사직하고 돌아왔다. 내관內官 3년, 고을 원으로 6년, 도합 9년의 벼슬살이를 했다. 김태준 교수가 작성한 홍대용 연보에 의하면 홍대용은 이해 10월 22일 중풍으로 상반신에 마비가 왔고 이튿날 별세하였다. [본문으로]
  4. 모좌某坐: 무슨 방향이라는 뜻인데, 무덤이 향하는 위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홍대용은 향리인 충남 천원군 수신면 장산리, 촉칭 구미들 기슭에 묻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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