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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진짜로 네가 죽었구나
이 단락은 “석치는 진짜 죽었구나”라는 말로써 시작된다. 1단락의 맨 끝 문장이 “지금 석치는 진짜 죽었구나(今石癡眞死矣)”였음을 상기한다면, 이 단락은 1단락을 잇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암은 2단락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석치의 죽음에 대해 이런저런 성찰을 가한 다음 다시 이 단락에서 1단락의 감정을 되살리면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 단락에 ‘진짜眞’라는 말이 무려 네 번이나 나온다는 점이다. 이 단어에는 석치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데 따른 체념과 안타까움이 묻어 있다. 석치가 죽은 것은 이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석치는 이제 그 좋아하던 술을 마시지도 못한다. 같이 어울려 지내던 주당酒黨들을 놔두고 떠나 버렸다. 석치야, 너 정말 돌아보지도 않고 가 버리기냐? 우리를 놔두고 그럴 수가 있냐! 만일 네가 그런다면 너 없이 우리끼리 술을 마시면 되지 뭐. 너 없다고 우리가 술을 못 마실 줄 아냐? 우리끼리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잘 놀 수 있다. 연암은 표면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반어로 들린다. 이런 반어적 표현은 석치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며, 그래서 연암을 비롯한 벗들의 가슴이 뻥 뚫려 있음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 전문
인용
1. 파격적인 제문
5. 석치를 저주한 사람들
7. 진짜로 네가 죽었구나
8. 사라져 버린 본문
10. 울울하던 그날 함께 하던 벗
12. 총평
- 강신降神: 제사의 한 절차로, 혼령을 부르기 위해 술을 따라 모사茅沙(그릇에 담은 띠풀의 묶음과 모래) 위에 붓는 일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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