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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⑤
이제 그 한 예를 보기로 하자. 다음은 한나라 때 소백옥(蘇伯玉)의 아내가 멀리 촉 땅에 있는 남편을 그리며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쟁반 가운데 써서 보냈다는 「반중시(盤中詩)」이다.
이 시는 과연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정 중앙의 ‘산(山)’자에서 아래 ‘수(樹)’자로 내려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다시 그 다음 원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 해 읽으면 다음과 같은 3자시가 된다.
山樹高 | 산엔 나무가 높이 솟았고 |
鳥鳴悲 | 새는 구슬피 울음 우누나. |
泉水深 | 흐르는 샘물은 깊기도 한데 |
鯉魚肥 | 뛰노는 잉어는 살이 올랐네. |
空倉雀 | 텅빈 창고에 사는 참새가 |
常苦飢 | 언제나 주림으로 괴로워 하듯, |
吏人婦 | 벼슬살이 떠나간 이의 아내는 |
會夫稀 | 지아비 만나보기 정말 힘드네. |
出門望 | 문을 나가 멀리를 바라보자니 |
見白衣 | 흰 옷 입은 사람이 멀리 뵈길래, |
謂當是 | 바로 우리 님이야 소리쳤더니 |
而更非 | 가까이 와서 보니 다시 아닐세. |
還入門 | 돌아와 문 닫고 들어서자니 |
中心悲 | 이 내 마음은 슬퍼만 지네. |
北上堂 | 북으로 당(堂) 위에 올라가서는 |
西入階 | 서편의 계단으로 들어온다오. |
急機絞 | 서둘러 님께 보낼 비단을 짜니 |
灎聲催 | 북 소리 요란히 바쁜 소릴세. |
長嘆息 | 길게 한숨 쉬며 탄식 하지만 |
當語誰 | 누구와 더불어 이야길 할까. |
君有行 | 그대 마음 언제나 변치 않을 줄 |
妾念之 | 저는 그렇게 믿고 있지요. |
出有日 | 나갈 제는 곧 오마 하시고서는 |
還無期 | 도리어 가마득히 기약도 없네. |
結巾帶 | 수건과 띠를 묶고 지내며 |
長相思 | 길이 언제나 그리는 마음. |
君忘妾 | 그대가 저를 잊으신다면 |
天知之 | 하늘이 가만 있지 않을거예요. |
妾忘君 | 또 제가 그대를 잊는다 해도 |
罪當治 | 그 죄를 마땅히 받아야지요. |
妾有行 | 제 마음 교교(躈躈)히 변치 않음은 |
宜知之 | 그대도 마땅히 아시겠지요. |
黃者金 | 누런 것은 금이요 |
白者玉 | 흰 것은 옥. |
高者山 | 높은 것은 산 |
下者谷 | 낮은 것은 골짜기. |
姓爲蘇 | 님의 성은 소씨(蘇氏)요 |
字伯玉 | 이름은 백옥(伯玉). |
人才多 | 사람이 재주도 많이 지녔고 |
智謀足 | 속에 든 지혜와 꾀 충분하지요. |
家居長安身在蜀 | 장안에 집 두고도 촉(蜀)에 가 있어 |
何惜馬蹄歸不數 | 말달려 자주 못옴 얼마나 애석하리. |
羊肉千斤酒百斛 | 양고기 천근에다 술이 또 천 말 |
令君馬肥麥與粟 | 보리 콩을 먹여서 말은 살졌네. |
今時人 | 지금 세상 사람들 |
智不足 | 지혜가 부족해서 |
與其書 | 이 편지 주어도 |
不能讀 | 능히 읽지 못하리. |
當從中央周四角 | 마땅히 중앙에서 사방으로 돌도록. |
단 석자 구로 자신의 남편을 향한 절절한 기다림을 표현해낸 솜씨도 절묘하려니와, 끝에 가서는 아예 이 시를 읽는 법까지 친절하게 설명을 달았다.
인용
1. 글자로 쌓은 탑①
2. 글자로 쌓은 탑②
3. 글자로 쌓은 탑③
4.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①
5.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②
6.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③
7.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④
8.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⑤
9.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⑥
10. 바로 읽고 돌려 읽고⑦
11. 그림으로 읽기, 신지체①
12. 그림으로 읽기, 신지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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