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구슬로 꿴 고리, 장두체(藏頭體)와 첩자체(疊字體)③
다른 구절들도 모두 비슷한 발상으로 지은 것이다.
舞臺小天地 天地大舞臺 | 무대(舞臺)는 작은 세상이요, 천지(天地)는 커다란 무대(舞臺)일러라. |
‘소(小)’와 ‘대(大)’를 중앙에 두고 ‘무대(舞臺)’와 ‘천지(天地)’의 위치를 서로 바꾼 것인데, 의미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함축을 담았다.
思伊久阻歸期
靜 憶
轉漏聞時離別
위 시도 첩자시(疊字詩)이다. 지은이는 송(宋)나라 때의 유명한 시인 진소유(秦少游)이다. 이 시는 왼쪽 ‘정(靜)’에서 시계 방향으로 7언으로 끊는데, 뒤의 넉 자 또는 석 자가 다음 구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읽는다.
靜思伊久阻歸期 | 돌아올 기약 늦는 그대를 생각타가 |
久阻歸期憶別離 | 돌아올 기약 늦어지니 이별을 떠올리네. |
憶別離時聞遲轉 | 이별을 떠올릴 젠 시간도 더디 가고 |
時聞遲轉靜思伊 | 더딘 물시계 소리 들으며 그대 생각 잠기었소. |
진소유(秦少游)의 아내 진소매(蘇小妹)가 친정 오라비인 소동파(蘇東坡)의 집에 다니러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자 아내를 그리며 보낸 시이다. 이 시를 받아본 아내와 소동파(蘇東坡)는 똑같은 시체(詩體)로 각각 한 수씩 시를 지어 화답하고, 서둘러 남편에게 돌아왔다. 그녀가 답장으로 보낸 시는 이러하다.
蓮人在綠楊津
採 一
玉漱聲歌新闋
이를 다시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읽어보자.
採蓮人在綠楊津 | 연밥 따는 사람은 버들 나루에 있는데 |
在綠楊津一闋新 | 푸른 버들 나루엔 한 곡조 새 노래. |
一闋新歌聲漱玉 | 한 곡조 새 노래, 소리는 옥 같은데 |
歌聲漱玉採蓮人 | 옥같은 노래 소린 연밥 따는 사람일레. |
남편의 편지를 받았을 때 그녀는 마침 오빠와 함께 호수 위에서 연밥 따는 광경을 보고 있던 참이었고, 연밥 따는 아가씨들이 부르는 노래 가락에 정신을 뺏기고 있던 중이었다.
인용
1. 빈 칸 채우기, 수시(數詩)ㆍ팔음가(八音歌)ㆍ약명체(藥名體)①
2. 빈 칸 채우기, 수시(數詩)ㆍ팔음가(八音歌)ㆍ약명체(藥名體)②
3. 빈 칸 채우기, 수시(數詩)ㆍ팔음가(八音歌)ㆍ약명체(藥名體)③
4. 구슬로 꿴 고리, 장두체(藏頭體)와 첩자체(疊字體)①
5. 구슬로 꿴 고리, 장두체(藏頭體)와 첩자체(疊字體)②
6. 구슬로 꿴 고리, 장두체(藏頭體)와 첩자체(疊字體)③
10. 이합체(離合體)와 문자 퍼즐①
11. 이합체(離合體)와 문자 퍼즐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