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면앙정에서 지은 양경우와 이안눌의 한시를 비교하다
霽湖梁慶遇曰: “李東岳宰秋城時, 與僕登俛仰亭賦詩, 僕敢唐突先手.
頷聯云: ‘殘照欲沈平楚闊, 太虛無閡衆峯高.’ 自以爲得雋語.
東岳次曰: ‘西望川原何處盡, 南來形勝此亭高.’ 下句隱然與老杜, ‘海右此亭高’ 語勢略似, 可謂‘投以木瓜, 報之瓊琚’云.”
以余觀之, 東岳詩, 雖似圓轉無欠, 終不如霽湖淸新突兀, 豈故作遜語以詫之.
해석
제호 양경우가 말했다. “이동악이 담양부사가 되었을 때【추성(秋成)은 대부분 사본에 추성(秋城)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추성(秋成)은 전라도 담양도호부(潭陽都護府)의 옛 이름이다 백제 때에는 추자혜(秋子兮郡)이었다가 통일신라 때 추성군(秋成郡)으로 바뀌었고 고려 때 담양으로 정해졌다 여지승람 권39】
與僕登俛仰亭賦詩, 僕敢唐突先手.
나와 면앙정에 올라 시를 지었는데 내가 감히 당돌하게 선수를 쳤다.
頷聯云: ‘殘照欲沈平楚闊, 太虛無閡衆峯高.’
「면앙정에 올라 동악 영공에 보이며[登俛仰亭 示東岳令公]」라는 시의 함련은 다음과 같다.
殘照欲沈平楚闊 | 석양이 지려해서 평야가 광활하고 |
太虛無閡衆峯高 | 하늘이 가없어서 뭇 봉우리 높구나. |
自以爲得雋語.
스스로 빼어난 시어를 얻었다고 여겼다.
東岳次曰: ‘西望川原何處盡, 南來形勝此亭高.’
동악이 차운하며 말했다.
西望川原何處盡 | 서쪽으로 바라보니 천의 근원이 어디서 끝날까? |
南來形勝此亭高 | 남쪽으로 오니 명승지는 이 정자가 최고라네. |
下句隱然與老杜, ‘海右此亭高’
아랫 구절은 은근히 두보의 ‘바다 오른편에선 이 정자가 최고라네.’라는 구절과
語勢略似,
말의 기세가 대략 비슷하니,
可謂‘投以木瓜, 報之瓊琚’云.”
‘모과를 던져주면 경거【경거(瓊琚): 아름다운 옥인데, 남에게 보답하는 좋은 물건에 비유한 말이다】를 보답하리라’라고 할 만하다.”
以余觀之, 東岳詩, 雖似圓轉無欠,
내가 보니 동악의 시는 비록 원만하게 전환되어 흠이 없는 듯하나,
終不如霽湖淸新突兀,
끝내 제호 시의 맑고 신선하며 우뚝한 것만 못하니,
豈故作遜語以詫之.
아마도 일부러 겸손한 말을 써서 그것을 자랑한 것이리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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