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이안눌이 석주와 권필의 자식들을 만나 느꺼워하며 지은 시
其後兩家子弟, 共訪東岳于江都, 遂感而賦詩曰: “藝文檢閱李僉正, 司憲持平權敎官. 天下奇才止於此, 世間行路何其難. 陽春白雪爲誰唱, 流水高山不復彈. 晧首今逢兩家子, 一樽江海秋雲寒.” 詞甚遒麗.
體素初擢第, 直拜檢閱, 終于宗簿寺僉正; 石洲曾爲童蒙敎官, 今贈司憲持平, 兩君年皆止四十有四.
해석
동악 이안눌은 체소와 석주와 서로 친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죽었다.
其後兩家子弟, 共訪東岳于江都,
훗날 양가의 자제들이 함께 강도에서 동악을 방문했는데
遂感而賦詩曰: “藝文檢閱李僉正, 司憲持平權敎官. 天下奇才止於此, 世間行路何其難. 陽春白雪爲誰唱, 流水高山不復彈. 晧首今逢兩家子, 一樽江海秋雲寒.”
마침내 느꺼움이 있어 「자범 이시해와 자화 이시매와 백고 권항의 세 수재에게 주며[贈李子範時楷, 李子和時楳, 權伯高伉, 三秀才]」라는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藝文檢閱李僉正 | 예문관 검열을 지낸 이검정 |
司憲持平權敎官 | 사헌부 지평을 지낸 권교관 |
天下奇才止於此 | 천하의 기재들이 이 벼슬에 멈췄으니 |
人間行路何其難 | 세상 살아가는 길이 어찌 그리 험난한가. |
陽春白雪爲誰唱 | 「양춘곡(陽春曲)」과 「백설곡(白雪曲)」을 누구를 위해 부르겠으며 |
流水高山不復彈 | 「류수곡(流水曲)」과 「고산곡(高山曲)」을 다신 타지 않으리. |
皓首今逢兩家子 | 희끗한 머리로 이제야 두 집 아이들 만나니, |
一樽江海秋雲寒 | 한 술잔 든 바다에 가을구름이 쓸쓸하네. |
詞甚遒麗.
말이 매우 굳세면서도 곱다.
體素初擢第, 直拜檢閱,
체소는 처음에 급제해서 곧 검열에 제수되었다가
終于宗簿寺僉正;
종부시 첨정【첨정(僉正): 종4품직으로 관아의 총무 처리 담당】으로 마쳤고.
石洲曾爲童蒙敎官, 今贈司憲持平,
석주는 일찍이 동몽교관이 되었다가 이제 사헌부 지평【지평(持平): 정5품관. 품계는 그리 높지 않아도 이 벼슬은 조정의 요직 중의 요직이었다. 왜냐하면 3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백관의 비위 사실에 대한 탄핵권을 갖고 있었고, 인사 및 법률 개편에 대한 동의와 거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희병, 『연암을 읽다』, 2006, 돌베개, 268쪽】으로 추증되었으니
兩君年皆止四十有四.
두 사람은 나이 모두 44세에 그쳤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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