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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위정 제이 - 19. 인재를 잘 쓰면 백성들이 따른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위정 제이 - 19. 인재를 잘 쓰면 백성들이 따른다

건방진방랑자 2021. 5. 2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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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인재를 잘 쓰면 백성들이 따른다

 

 

2-19. 애공이 물어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따릅니까?”
2-19. 哀公問曰: “何爲則民服?”
 
공자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곧은 사람을 들어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를 것이며, 굽은 사람을 들어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孔子對曰: “擧直錯諸枉, 則民服; 擧枉錯諸直, 則民不服.”

 

애공(哀公)은 문자 그대로 슬픈 군주, 공자의 생애에 있어서 공자의 조국 노나라의 마지막 군주다. 아버지 정공(定公)이 죽고 나서 왕위를 계승한 해가 BC 494, 공자의 나이 58세였다. 그때 애공은 10세 전후의 어린아이였다. 그의 재위 16년에 공자는 세상을 떴다. 이 대화가 이루어진 시기를 공자말년으로 본다면, 애공은 스물을 갓 넘은 아직도 어린 군주였다.

 

여기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은 두 가지 해석이 있다. 고주를 비롯하여 주자의 신주에 이르기까지 그 통설은 거()와 조()를 대립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즉 거()는 등용(擧用)한다는 것이고, ()는 버린다[廢置]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all)’의 뜻으로 새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구문의 해석은 정직한 자를 등용하고 뭇 사악한 자들을 내치면[擧用正直之人, 廢置邪枉之人, 則民服其上矣. 古注]’이 될 것이다.

 

그런데 실상 이 통설은 논어의 일반적 문법용례에 잘 들어맞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의미맥락도 다이내미즘이 결여된 진부한 이분적 틀에 얽매여 버린다. ‘()’는 보통 지어(之於)’의 합성어이다지어의 합성어일 때는 로 읽고, 이라는 뜻으로 읽을 때는 로 발음한다. 그리고 ()’()’에 대립하는 동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놓는다는 가치중립적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로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곧은 것을 들어 굽은 것 위에 놓는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은 옛날 목수들이 나무를 쌓아 보관하는 생활지혜와 관련된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정치판에 적용한 것이다. 이 설은 소라이(荻生徂徠)의 해석이다[枉與 曲不同. 柱者, 材之反張者也. 直者, 材之良者也. 蓋以積材之道爲喩. 積材之道, 以直者置於枉者之上, 則枉者爲直者壓而自直矣. 論語徵]. 우리나라의 다산도 정확히 이 설을 취하고 있으나 다산이 소라이를 읽은 이상 다산의 독창적 견해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산은 포씨(苞氏)의 고주는 강력히 논박하면서도 고주와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주자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소라이의 주석은 안연(顔淵)22에 나오고 있는 공자의 말의 맥락을 되씹어 보면 더욱 그 정당성이 드러난다.

 

 

곧은 자를 들어 굽은 자 위에 놓으면 굽은 자로 하여금 곧게 할 수 있다.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본 장의 해석에 관한 한 소라이의 해석의 탁월함을 부정할 길이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불운한 시대상도 바로 굽은 자들이 바른 자 위에 앉아있기 때문에 생기는 모습이다. 곧은 자들을 굽은 자 위에 앉히면 백성들은 그러한 정치를 심복하고 따른다. 그러나 굽은 자들을 곧은 자 위에 앉히면 백성들은 반항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그 반항이 굽은 자들을 제거할 수 있다면 모르되 결국 그 반항의 몸부림마저 그 굽은 압제 속에서 굽어져만 가는 것이 우리 삶의 현실인 것이다. 공자가 살고 있는 시대도 삼환(三桓)의 폭정에 의하여 굽은 자들이 바른자 위에서 설치고 있는 현실이었을 것이다. 본장의 공자의 언급은 물론 정치일반에 대한 이상론을 편 것으로 해석해야겠지만, 공자가 목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암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젊은 군주여! 그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루 빨리 저 굽은 삼환(三桓)의 무리들을 걷어내야 하지 않는가? 애공(哀公)은 후에 삼환(三桓)의 횡포를 멸절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결국 실각하고 위()나라로, ()나라로, ()나라로 망명해야 하는 슬픈 가시밭길을 걸었다. 후에 노나라사람들이 그를 다시 맞이했으나 얼마 안 있어 유산씨(有山氏)의 저()에서 세상을 뜨고 말았던 것이다.

 

황간의 소는 공자대왈(孔子對曰)’에서 공자라는 표현에 특별히 주목한다. 보통 자왈(子曰)’이라고 할 때는 그것은 제자들이 학단 내에서 기록한 로기온자료라는 것이다. ‘라고 하지 않고 공자(孔子)’라고 한 것은 대체로 당시, 제자가 아닌 학단 밖의 사람들이 적어놓은 파편이라는 것이다. 후대에 제자들이 논어를 편찬할 때 외부에서 들어온 파편의 경우, ‘공자왈자왈로 고치지 않고 그냥 원래 모습을 살려두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자는 대왈(對曰)’이라는 표현에 주목한다. 그리고 군주(君主)가 물었을 때는 대강 공자대왈(孔子對曰)’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군주를 높여서 한 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학단 내에서 기록한 것이라 할지라도 군주와 대담한 것일 때는 자왈이라고 하지 않고 공자왈이라고 하여 자기네 선생을 객관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측을 낮추는 겸손한 표현방식이라는 것이다.

 

192021장은 정치를 주제로 한 로기온의 모음이다.

 

 

애공은 노나라의 군주이다. 이름이 장()이다. 대저 임금이 물을 때는 모두 공자대왈(孔子對曰)’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임금을 높인 것이다. ‘()’는 버린다는 뜻이다. ‘()’는 많다는 뜻이다주자는 로 읽지 않고 로 읽는다.

哀公, 魯君, 名蔣. 凡君問, 皆稱孔子對曰, 尊君也. , 捨置也. , 衆也.

 

정자는 말하였다: “인재를 쓰고 버리는 것이 의()에 합당하면 민중의 마음은 감복하게 마련이다.’

程子曰: “擧錯得義, 則人心服.”

 

사현도(謝顯道, 1050~1103)가 말하였다: “곧은 사람을 좋아하고 굽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천하의 지정(至情)이다. 순리대로 다스리면 백성이 감복하고, 역리로 거스르면 백성이 이반하는 것은 필연의 이치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지라도 도()로써 이를 조명하지 않으면, 정직한 사람도 굽었다 하고, 굽은 사람도 정직하다고 여기는 상황도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거경(居敬)을 크게 여기고, 궁리(窮理)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謝氏曰: “好直而惡枉, 天下之至情也. 順之則服, 逆之則去, 必然之理也. 然或無道以照之, 則以直爲枉, 以枉爲直者多矣, 是以君子大居敬而貴窮理也.”

 

 

주희의 주대로 공자의 대왈(對曰)’을 번역하면 이와 같다: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굽은 뭇사람들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고, 굽은 사람을 들어 쓰고 정직한 뭇사람들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을 것이외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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