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이제현과 악부
我東人不解音律, 自古不能作樂府歌詞. 世傳李益齋齊賢隨王在燕邸, 與學士姚燧諸人遊, 其「菩薩蠻」諸作爲華人所賞云, 豈北學中國, 深有所得而然耶!
余見其「舟中夜宿」詞: ‘西風吹雨鳴江樹, 一邊殘照靑山暮. 繫纜近漁家, 船頭人語譁. 白魚兼白酒, 徑到無何有. 自喜臥滄洲, 那知是宦遊.’ 其「舟次靑神」曰: ‘長江日落烟波綠, 移舟漸近靑山曲. 隔竹一燈明, 隨風百丈輕. 夜深篷底宿, 暗浪鳴琴筇. 夢與白鷗盟, 朝來莫謾驚.’ 詞極典雅, 華人所讚, 其指此歟!
해석
我東人不解音律, 自古不能作樂府歌詞.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률을 이해하지 못해 예로부터 악부가사를 지을 수 없었다.
世傳李益齋齊賢隨王在燕邸, 與學士姚燧諸人遊, 其「菩薩蠻」諸作爲華人所賞云,
세상에 전하기로 익재 이제현이 임금을 따라 연경의 저택에 머물 적에 학사 요수(姚燧) 등의 사람들과 교유하며 「보살만(菩薩蠻)」 등의 작품이 중국 사람들에게 칭송되었다고 한다.
豈北學中國, 深有所得而然耶!
아마도 중국에서 배워 깊이 터득한 게 있어 그러한 것이리라.
余見其「舟中夜宿」詞: ‘西風吹雨鳴江樹, 一邊殘照靑山暮. 繫纜近漁家, 船頭人語譁. 白魚兼白酒, 徑到無何有. 自喜臥滄洲, 那知是宦遊.’
내가 「배 안에서 밤에 묵으며」라는 시를 보았으니 다음과 같다.
西風吹雨鳴江樹 | 가을바람이 비를 불러 강가 나무 울리게 하니 |
一邊殘照靑山暮 | 한 끝의 스러지는 빛이 푸른 산에 저무네. |
繫纜近漁家 | 닻을 매고 어촌 집에 가까이 가니 |
船頭人語譁 | 뱃머리에 사람 말소리 시끄럽네. |
白魚兼白酒 | 흰 물고기에 흰 술 곁들이니 |
徑到無何有 | 곧바로 무하유에 이른 듯 |
自喜臥滄洲 | 스스로 기쁘게 창주에 누운 듯하니 |
那知是宦遊 | 어찌 이것이 벼슬살이[宦遊]라는 걸 알리오? |
其「舟次靑神」曰: ‘長江日落烟波綠, 移舟漸近靑山曲. 隔竹一燈明, 隨風百丈輕. 夜深篷底宿, 暗浪鳴琴筇. 夢與白鷗盟, 朝來莫謾驚.’
「배가 청신에 머물며」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長江日落烟波綠 | 장강에 해는 지고 안개 속 파도 푸르니 |
移舟漸近靑山曲 | 배를 옮겨 점점 푸른 산 굽은 곳에 가까이 가네. |
隔竹一燈明 | 대나무 너머 하나의 등불 밝고 |
隨風百丈輕 | 바람을 따르니 동앗줄 가벼워라. |
夜深蓬底宿 | 밤이 깊어 배[篷底]에서 자니 |
暗浪鳴琴筑 | 그윽한 파도가 비파와 축처럼 울어대네. |
夢與白鷗盟 | 꿈속에서 흰 갈매기와 맹약을 맺었으니 |
朝來莫漫驚 | 아침이 오거든 함부로 놀래키지 말려무나. |
詞極典雅, 華人所讚, 其指此歟!
시어가 매우 짜임새 있고 고와 중국 사람들이 칭찬했다는 것이 이 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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