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남곤의 신광사
止亭南袞, 文章甚佳, 東方所罕, 神光寺題詠六絕, 皆絕唱, 今錄其三首.
‘千重簿領抽身出, 十笏僧房借榻眠. 六月炎塵飛不到, 上方知有別般天.’ ‘金書殿額普光明, 二百年來結搆精. 試問開山大檀越, 碧空無際鳥飛輕.’ ‘庭前栢樹儼成行, 朝暮蕭森影轉廊. 欲問西來祖師意, 北山靈籟送凄涼.’
許筠選入『詩刪』, 而評之曰: “雖其人可怒可唾, 而詩自好.” 余嘗見而笑之曰: “太宗祭魏武, 正所以自狀.”
해석
止亭南袞, 文章甚佳, 東方所罕, 神光寺題詠六絕, 皆絕唱, 今錄其三首.
지정(止亭) 남곤(南袞)은 문장이 매우 아리따워 우리나라에 드문 정도인데 신광사(神光寺)【황해도 해주 북숭산(北嵩山)에 있었던 거찰이다. 1342년 원나라 황제가 태감(太監) 송골아(松骨兒)로 하여금 장인 37명을 이끌고 고려인과 함께 이곳에 원찰을 짓게 하였다. 『여지승람』에 남곤의 시 6수가 실려 있다.】에 지은 시 여섯 수는 모두 절창이라 이제 삼 수만을 기록해둔다.
‘千重簿領抽身出, 十笏僧房借榻眠. 六月炎塵飛不到, 上方知有別般天.’
千重簿領抽身出 | 천 겹 공문서에서 몸을 빼어 나와 |
十笏僧房借榻眠 | 십 홀의 스님방에서 의자 빌려 잠자네. |
六月炎塵飛不到 | 유월인데도 무더위 티끌 날아 이르질 않으니 |
上方知有別般天 | 사찰은 별다른 세계임을 알겠네. |
‘金書殿額普光明, 二百年來結搆精. 試問開山大檀越, 碧空無際鳥飛輕.’
金書殿額普光明 | 황금빛 글로는 보광명을 편액했고 |
二百年來結搆精 | 200년 내로 정사(精舍)를 엮었네. |
試問開山大檀越 | 시험삼아 산문을 연 위대한 불교 신도[檀越]를 물어보는데 |
碧空無際鳥飛輕 | 푸른 창공엔 끝 없이 새만이 경쾌히 날아가더라. |
‘庭前栢樹儼成行, 朝暮蕭森影轉廊. 欲問西來祖師意, 北山靈籟送凄涼.’
庭前栢樹儼成行 | 뜰 앞 잣나무는 위엄 있게 줄을 이루니 |
朝暮蕭森影轉廊 | 아침 저녁으로 빼곡한 그림자가 회랑을 도네. |
欲問西來祖師意 | 서쪽에서 온 조사의 뜻 물으려 하니 |
北山靈籟送凄涼 | 북숭산(北嵩山)의 신령한 바람 서늘하게 보내오네. |
許筠選入『詩刪』, 而評之曰: “雖其人可怒可唾, 而詩自好.”
허균의 『국조시산(國朝詩刪)』에 뽑아 넣으며 “비록 그 사람은 화가 날 만하고 침뱉을 만하더라도 시는 절로 좋기만 하다.”라고 평했다.
余嘗見而笑之曰: “太宗祭魏武, 正所以自狀.”
내가 일찍이 보고 “당태종이 위나라 무제(武帝)를 제사지낸다고 하던데 바로 스스로를 형용한 것이다.”【645년(정관 19년) 당 태종이 고구려를 침략하려고 낙양을 출발하여 업(鄴) 땅을 지났다. 그 때 태종은 직접 「위 태조 제문[祭魏太祖文]」을 지어 조조를 제사하였다. 홍만종의 이 평은 허균이 시문에는 능하지만 광해군 때에 역적의 무리로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허균에게 이러한 악의에 찬 평이 꼭 붙어다녔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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