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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서양사, 2부 뿌리① - 4장 사상의 시대, 이오니아에서 탄생한 철학 본문

역사&절기/세계사

서양사, 2부 뿌리① - 4장 사상의 시대, 이오니아에서 탄생한 철학

건방진방랑자 2022. 1. 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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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오니아에서 탄생한 철학

 

 

탈레스

 

다른 모든 것이 오리엔트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철학만큼은 순전히 그리스인의 창조물이라 할 수 있다. 철학이 전통적이고 종교적인 권위의 부재를 틈타 탄생한 것이라면 가장 권위가 약한 곳에서 가장 먼저 철학이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은 그리스 본토보다 앞서 이오니아에서 싹트게 된다. 기원전 6세기 무렵 소아시아의 밀레투스는 지중해 세계와 오리엔트 세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무역의 중심지로서 번영하는 국제 도시였다. 이 밀레투스에서 최초의 서양 철학자로 불리는 탈레스Thales(기원전 625/624년경~기원전 547/546년경)가 처음으로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리스 고전 철학이 성립하는 시기에 마침 중국에서도 제자백가의 시대를 맞았다는 사실이다. 탈레스(기원전 6세기), 소크라테스(기원전 5세기),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4세기) 등의 활동 기간은 공자(기원전 6세기), 맹자(기원전 4세기), 장자(기원전 4세기) 등과 거의 일치한다. 향후 수천 년 동안 영향력을 미치게 될 동서양 사상의 기본 골격이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만물의 근본 요소를 물은 서양철학과 달리 동양철학에서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물었다. 그리스 철학은 인간 외부의 자연에 대해 의문을 던진 반면, 중국 철학은 철학적 의문이 인간 자신을 향했다. 이런 전통으로 인해 서양철학은 주체가 대상을 탐구하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발달시킨 반면, 동양철학은 도덕이나 인생론, 국가 경영론과 밀접히 결부되었다.

 

최초의 철학자답게 탈레스는 가장 근본적인 것을 물었다. “세상 만물을 이루는 원질(arche)은 무엇인가?”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의 주요 질문들은 란 무엇인가?”라는 형식의 문제 제기로 이루어지는데, 그 시초는 탈레스였다. 물론 그는 그 물음에 대한 답도 마련했다. 그것은 바로 물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의 사물들은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다 물로 되어 있다. 물은 특정한 형태가 없고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하므로 가변성이 뛰어나다. 그래서 탈레스는 물이 원질의 좋은 후보라고 본 것이다.

 

지금이야 물은 수소와 산소로 되어 있다는 것을 다 아니까 탈레스의 대답이 옳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답보다 물음 자체다. 그는 적어도 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세상 만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지 말라는 것이다. 정신병자가 아닌 다음에야 탈레스도 해와 달, 책상 같은 것들을 그대로 물로 보았을 리는 없다. 그는 모든 사물의 근원에 물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며, 이렇게 근원을 묻는 사고방식이 바로 철학임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아낙시만드로스

 

탈레스가 제기한 물음에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기원전 610~기원전 546년경)는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만물의 원질을 경험할 수 있는 것, 즉 현실에 존재하는 것에서 찾을 수는 없다. 만약 경험에서 찾는다면 그것이 반드시 물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불은 왜 안 되고 흙과 나무는 왜 안 되는가? 따라서 그는 원질이란 경험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라고 보고 그것에 아페이론(apeiron, 무한한 것)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세상 만물의 다양한 형태가 아페이론의 네 가지 성질, 즉 뜨겁고 차고 마르고 젖은 성질 때문이라고 보았다. 여기서도 역시 중요한 것은 그의 철학 이론이 아니라 원질을 비경험적인 것에서 찾고자 한 그의 철학적 사고방식이다.

 

 

아낙시만드로스 그는 탈레스처럼 밀레투스 사람이었고, 탈레스의 제자이자 동료였다. 그러나 그는 세계를 이루는 원질을 추상적인 것에서 찾음으로써 탈레스보다 진일보한 철학을 전개했다. 지구를 평면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도 그가 경험의 한계에 갇혀 사고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지구를 공처럼 둥근 것으로 여기지 않고 원통 모양으로 보았다.

 

 

아낙시메네스

 

두 사람보다 약간 후배인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기원전 585년경~기원전 528년경)에게서 원질은 다시 경험적인 것으로 돌아간다. 그는 그것을 공기라고 주장했다. 세상 만물은 이제 공기의 농도에 따라 형태가 결정되는 것으로 바뀌었다(세상은 그대로인데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진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푸코는 이것을 사물은 그대로인데 그것을 규정하는 말이 달라질 뿐이라고 표현했다. 지식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을 둘러싼 담론이다). 탈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는 모두 밀레투스에서 활동했으므로 밀레투스학파라고 불리며, 자연에서 원질을 찾았기에 자연철학을 정립한 것으로 분류된다.

 

 

피타고라스

 

그들과 다른 이색적인 인물이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80년경~기원전 500년경). 그는 밀레투스의 바로 앞바다에 위치한 사모스 섬 출신이었지만 밀레투스학파와는 다른 독자적인 학파를 세웠다. 출발점부터 달라서 그는 종교적인 관심에서 철학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 그는 사모스의 참주인 폴리크라테스를 싫어한 탓에 멀리 이탈리아로 갔는데, 그곳에서 오리페우스교에 빠지게 된다오르페우스교는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가장 특이한 존재인 디오니소스(로마 신화에서는 바쿠스)를 숭배하는 신비 종교다. 원래 디오니소스 숭배는 종교적 광란의 제례로 유명하지만 트라키아의 시인 오르페우스가 이것을 순화시켜 도덕적이고 금욕적인 종교로 만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현세에서 금욕을 강조하는 종교의 교리에는 반드시 영생과 초월의 관념이 있다. 피타고라스가 찾은 원질도 영원하고 완전한 것이었는데, 바로 수(). 그는 만물의 근원에 수가 있고 우주는 수에 기초한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다. 그가 수학과 천문학의 연구에 몰두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무리수의 개념을 얻었고,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밖에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 등도 제각기 만물의 근원을 나름대로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오니아나 이탈리아, 트라키아 출신으로 그리스 본토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스 본토에서 발생한 최초의 철학자는 바로 소피스트들이었다.

 

 

인용

목차

한국사 / 동양사

민주주의가 가능한 이유

이오니아에서 탄생한 철학

그리스로 옮겨온 철학

서양 사상의 골격이 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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