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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공손추장구 하 - 5. 그 직책에 충실하되 할 수 없거든 떠나라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공손추장구 하 - 5. 그 직책에 충실하되 할 수 없거든 떠나라

건방진방랑자 2022. 12. 16.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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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 직책에 충실하되 할 수 없거든 떠나라

 

 

2b-5. 맹자께서 제나라의 대부 지와(蚔䵷)에게 일러 말씀하시었다: “그대가 제나라 변경의 읍인 영구(靈丘)산동성 료성(聊城), 혹은 등현(滕縣) 부근의 재직을 사양하고 왕 옆에서 간언할 수 있는 사사(士師)여기서는 그냥 간관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의 직을 청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이치에 맞는 일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왕에게 간언을 하기 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대는 그 자리에 앉은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왕 에게 한마디도 간언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2b-5. 孟子謂蚔䵷曰: “子之辭靈丘而請士師, 似也, 爲其可以言也. 今旣數月矣, 未可以言與?”
 
지와는 이러한 맹자의 지적에 분발되어 왕에게 열심히 간언하였으 나 그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간의 지위를 사직하고 떠나가 버렸다.
蚔䵷諫於王而不用, 致爲臣而去.
 
이러한 사태에 대하여 제나라 사람들 중에는 맹자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와를 위하여 그를 분발시켜 말한 것은 납득이 가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저 자신의 출처진퇴에 관해서 하는 짓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런 제나라 사람들의 비판적 견해를, 맹자의 문인인 공도자(公都子)가 맹자에게 보고하였다.
齊人曰: “所以爲蚔䵷, 則善矣; 所以自爲, 則吾不知也.” 公都子以告.
 
그러자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듣기로는 신하로서 관직에 있는 자는 그 직무를 다하지 못하면 사직하고 떠나는 것이 도리이고, 또 간언의 책임을 지고 있는 자는 간하여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그 직책을 사직하고 떠나는 것이 도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내가 지켜야 할 관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요, 내가 책임져야 할 언관의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신하가 아니다. 그러니 나의 진퇴문제는 작작(綽綽)하여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吾聞之也: 有官守者, 不得其職則去; 有言責者, 不得其言則去. 我無官守, 我無言責也, 則吾進退, 豈不綽綽然有餘裕哉?”

 

우리가 일상언어에서 쓰는 여유작작(餘裕綽綽)’이라는 말이 생겨나 게 된 출전의 장이다. 2장에 있는 소불소지신(所不召之臣)’의 논리가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사마광은 맹자가 제선왕이 선생으로 섬긴 사람이기 때문에 언책(言責)’의 문제에 관하여 맹자는 중대한 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리가 있는 비판일 수도 있겠지만, 맹자가 근원적으로 왕의 존재를 그렇게 대단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원초적인 느낌을 우리는 감지할 수 있는데, 오늘날에도 청와대에 가서 벌벌 떠는 인간상들을 생각한다면 맹자의 무책임한 듯이 보이는 배포는 21세기 민주주의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우리 국민 인격의 바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법원장 정도의 사람이라면 청와대의 지시를 묵살하고 정의로운 법의 판결을 내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는 사법권의 추태 속에 물들어 있는 사람은 분명 맹자에게서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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