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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상 - 5. ‘인내의외(仁內義外)’ 토론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상 - 5. ‘인내의외(仁內義外)’ 토론

건방진방랑자 2022. 12. 28.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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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인내의외(仁內義外)’ 토론

 

 

6a-5. 맹계자(孟季子)조기의 주에는 단지 계자(季子)’로 호칭되므로 ()’ 연자(衍字)일 수가 있다. 주희는 2b-2에 나오는 맹중자(孟仲子)의 동생이라는 견해를 제출했는데 매우 설득력이 있다. 주희의 견해를 따르면 맹계자는 맹자가 제나라에서 한 집에 거느리 고 있었던 친척 동생들 중의 하나가 된다. 그러나 맹계자의 생각이 고자의 학설을 신봉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주석가들이 계자는 맹자학단과는 관계없는 인물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나는 주희의 생각을 받아들여도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맹자학단 내에도 고자를 신봉하는 인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오히려 맹자의 위대함일 수 있다. 손석(孫奭)은 계자를 6b-5에 나오는 임나라의 처수(處守), 계임(季任)이라고 지목하는데 별 신빙성이 없다가 공도자(公都子)2b-5, 3b-9 등에 기출. 맹자에 그 이름이 9번이나 출현하는 고제(高弟) 중의 한 사람. 그는 특히 맹자학단 외의 사람들이 맹자에 대하여 평하는 정보에 밝다. 하여튼 세간의 풍문에 밝은 정보통이었던 것 같다. 이 사람의 대화를 일별해보면 모두 제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공도자는 분명 제나라 사람이었을 것이다. 자칭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공도자는 그의 제자들과 함께 맹자편집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에게 물어 말하였다: “당신은 무엇에 근거하여 의()가 내재적이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6a-5. 孟季子問公都子曰: “何以謂義內也?”
 
공도자가 말하였다: “누구를 존경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내 마음 속에 있는 공경하고픈 의지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가 내재적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 “行吾敬, 故謂之內也.”
 
맹계자가 말하였다: “같은 동네 어른이 선생의 맏형보다 나이가 한 살밖에는 더 많지 않다고 해봅시다.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구를 더 공경하시겠습니까?”
鄕人長於伯兄一歲, 則誰敬?”
 
공도자가 말하였다: “물론 나의 친형을 더 공경하오.”
: “敬兄.”
 
맹계자가 말하였다: “동네잔치 자리에서 두 분께 술을 따르는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먼저 따르겠습니까?”
酌則誰先?”
 
공도자가 말하였다: “물론 동네 어른에게 먼저 따르겠지요.”
: “先酌鄕人.”
 
맹계자가 말하였다: “당신이 내면적으로 더 공경하는 사람이 맏형 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한 살 더 많다는 이유로 술은 동네 어른에 게 먼저 따랐습니다. 거 보십시오. 결국 의()는 밖에 있는 것이지 마음 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所敬在此, 所長在彼, 果在外, 非由內也.”
 
공도자는 말문이 꽉 막히고 말았다. 그래서 맹자에게 달려와 문의 하였다.
公都子不能答, 以告孟子.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뭘 그런 것을 가지고 말문이 막히었느냐? 맹계자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거라: ‘당신은 숙부와 동생 중에서 누구를 더 공경하시오?’ 그러면 그는 분명, ‘숙부를 더 공경하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또 묻거라: ‘당신의 동생이 시동(尸童) 노릇을 하고 있을 때는 누구를 더 공경하시오?’ 그러면 그는 분명, ‘동생을 더 공경하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또 물어보아라: ‘아까 숙부를 더 공경한다고 한 얘기는 어디로 도망가버렸소? 그럼 그는 분명, 동생이 시위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소?’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너는 이렇게 말하여라: ‘동생이 시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마찬가지의 논리로써 항상스러운 공경심은 형에게 있지만, 동네 어른이 빈위(賓位)에 있었기에 잠시 공경을 표했을 뿐이오. 때와 경우를 가려 내 마 음속에 있는 공경심을 실천했을 뿐이오.’”
孟子曰: “敬叔父乎? 敬弟乎? 彼將曰 敬叔父 . : 弟爲尸, 則誰敬? 彼將曰 敬弟. 子曰: 惡在其敬叔父也? 彼將曰 在位故也. 子亦曰: 在位故也. 庸敬在兄, 斯須之敬在鄕人.”
 
맹계자는 이 맹자의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숙부를 공경할 자리에서는 숙부를 공경하고, 동생을 공경할 자리에서는 동생을 공경해야 한다면, 결국 의()는 밖에 있는 것이지 마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는 나의 주장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소.”
季子聞之曰: “敬叔父則敬, 敬弟則敬, 果在外, 非由內也.”
 
공도자가 논박하였다: “겨울철에는 더운 물을 마시고, 여름철에는 차가운 물을 마십니다. 물론 겨울철이다, 여름철이다하는 외재적 조건이 객관적으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겨울철에 더운 물을 요구하고, 여름철에 찬 물을 요구하는 것은 나의 마음속으로부터의 요구일 뿐입니다. 그러한 요구도 외재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식색(食色)이 인간의 내재적 성()이라고 하는 그대들의 이론과 상치되는 것이 아니겠소?”
公都子曰: “冬日則飮湯, 夏日則飮水, 然則飮食亦在外也?”

 

본 장은 이미 명료하게 해석되었기 때문에 부연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앞장의 주제가 연장되었을 뿐이다. 고자학파는 의()에 관하여 보다 객관적 사회기준을 확립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맹자학파는 도덕적 의지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객관적 형식도 결국 주관적 심()을 근원으로 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고자는 외()로부터 내()를 규정하고, 맹자는 내()로부터 외()를 규정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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