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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 쇠보다 깃털이 더 무겁다고?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 쇠보다 깃털이 더 무겁다고?

건방진방랑자 2022. 12. 3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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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자장구(告子章句) ()

 

 

1. 쇠보다 깃털이 더 무겁다고?

 

 

6b-1. 어떤 임나라 사람염약거에 의하면, ()은 나라이름이다. 태호(太皞) 즉 복희씨의 후예이며 풍성(風姓)이라고 한다. ()나라 때 임성현(任城縣)이 되었다가, 후한 때 임성국(任城國)이 되었다. 염약거 시대에는 제녕주(濟寧州) 동쪽의 임성(任城) 폐현(廢縣)이었다. 현재 산동성 제녕시(濟寧市). 맹자의 고향인 추() 나라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이 맹자의 제자인 옥로자(屋廬子)옥로(屋廬)가 복성이고, ()구는 경칭. 그 명은 련()이다. 풍문에 의하면 저술까지 남긴 인물이라고 한다에게 질문을 하였다: “()와 식(), 이 두 가지 인간의 행위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6b-1. 任人有問屋廬子曰: “禮與食孰重?”
 
옥로자는 대답하였다: “물론 예가 더 중요하지요.”
: “禮重.”
 
임나라 사람이 물었다: “() 즉 아내를 취하는 것과 예(), 이 두 가지 행위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합니까?”
色與禮孰重?”
 
옥로자가 대답하였다: “예가 더 중요합니다.”
: “禮重.”
 
임나라 사람이 물었다: “()보다 예()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예를 차려서 먹자고 하면 음식을 얻지 못해 굶어죽을 판이고, 예를 차리지 않고 먹으려고 하면 음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인데, 이 때도 반드시 예를 지켜야만 합니까? 그리고 또 색보다 예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친영의 예를 갖추자고 하면 도저히 아내를 얻을 수가 없는 상황이고고례(古禮)에 의하면 혼례(婚禮)는 납채(納采)ㆍ문명(問名)ㆍ납길(納吉)ㆍ납징(納徵)ㆍ청기(請期)ㆍ친영(親迎)이라고 하는 6단계를 거친다. 친영(親迎)이란 신랑이 마차를 타고 직접 신부집으로 가서 신부를 친히 영접하여 신랑집으로 데려오는 예식으로서 육례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되는 것이며 정식으로 혼례가 완벽하게 성립했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자면 비용이 상당히 든다. 남자 쪽에서 신부집에 상당한 돈을 내야 한다. 이 장의 기사는 맹자시대에 이미 친영례(親迎禮)가 행하여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좋은 자료이다. 이 친영의 예식은 제후로부터 일반백성에 이르기까지 공통이었으나 천자도 과연 정확히 친영례를 했는지에 관해서는 제설이 분분하다. 우리나라도 조선왕조 세종 때에나 이르러 정확히 유교식의 친영례를 행하였다. 임나라 사람은 꼭 번거로운 친영례를 해서야만 부인을 취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당시 서민들에게는 매우 버거운 예식이었고, 이에 따르지 않는 민간풍속도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진영의 예를 갖추지 않으면 아내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봅시다. 이런 상황에서도 반드시 진영의 예를 갖추어야만 할까요?”
: “以禮食, 則飢而死; 不以禮食, 則得食, 必以禮乎? 親迎, 則不得妻; 不親迎, 則得妻, 必親迎乎?”
 
옥로자는 이 임나라 사람의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 다음날 추()나라로 가서 맹자에게 이 문제를 상의드렸다沃案: () 나라는 지금 산동성 추현(鄒縣) 동남 26리에 있다. 그러므로 임국과의 거리는 약 100리 정도이다. 그러므로 옥로자는 그 다음날 바로 추나라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屋廬子不能對, 明日之鄒以告孟子.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런 정도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뭐가 어려울 것이 있겠느냐? 밑바닥의 동일한 기준을 정해놓지 않고 윗꼭대기의 높이만을 다투려고 한다면 방촌(方寸)의 나무라도 고층의 누각보다 더 높게 세울 수가 있다(더 높은 곳에서 세운다면).
孟子曰: “於答是也何有?
 
사물을 비교한다는 것은 동일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쇠는 깃털보다 무겁다라는 명제를 예로 들어보자! 그러나 어찌 이 명제가 한 개의 작은 쇠문고리가 한 마차의 깃털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겠는가? 먹는다는 것의 위중한 상황과 예를 지킨다는 것의 가벼운 상황은 도저히 같은 차원에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인데, 그 임 나라 사람처럼 비교해서 말한다면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不揣其本而齊其末, 方寸之木可使高於岑樓. 金重於羽者, 豈謂一鉤金與一輿羽之謂哉? 取食之重者, 與禮之輕者而比之, 奚翅食重?
 
아내를 취하는 것의 절박한 상황과 친영례를 지킨다는 것의 가벼운 상황은 도저히 같은 차원에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인데, 그 임나라 사람처럼 비교해서 말한다면 아내를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가변적 상황 때문에 예의의 원칙을 어겨서는 아니 된다.
取色之重者, 與禮之輕者而比之, 奚翅色重?
 
너는 임나라로 돌아가서 그 사람에게 이와 같이 반문해 보아라: ‘친형님의 팔뚝을 비틀어 형이 가지고 있는 음식을 빼앗으면 먹을 수가 있고, 비틀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대는 형의 팔뚝을 비틀겠는가? 담을 같이 하고 있는 이웃 동쪽집 담을 훌쩍 넘어 그 집 처녀를 강탈하면 부인을 취할 수 있고여기 ()’두루 말아 데리고 간다는 뜻으로 옛날에 행하여 지던 보쌈혼인혹은 약탈혼의 풍습을 암시하고 있다. ‘()’포지(抱持)’ ‘협지(挾持)’의 뜻이다. 나는 감이 빨리 와닿게 강탈한다라고 번역했다, 강탈하지 않으면 부인을 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대는 옆집 처녀를 강탈하겠는가?’ 그 임나라 사람의 질문이 근본적으로 틀려먹은 것이다.”
往應之曰: 紾兄之臂而奪之食, 則得食; 不紾, 則不得食, 則將紾之乎? 踰東家牆而其處子, 則得妻; 不摟, 則不得妻, 則將摟之乎?”

 

일상적 삶 속에서 예를 적용하는 문제는 권()의 문제라는 것을 이미 4a-17의 순우곤(淳于髡)과의 대화에서 토론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도덕적 원칙의 문제가 ()’의 상황윤리만으로 무시될 수는 없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도덕적 원칙의 가변성과 불변성에 관하여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성선(性善)’을 믿는 맹자는 인간이 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가변적 상황 속에서도 일정한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는 신념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양심(良心)과 양식(良識)에의 믿음이다. 결국 이러한 미묘한 상황 상황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 대장부(大丈夫)의 참 모습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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