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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상 - 23. 물과 불을 쉽사리 나눠주듯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상 - 23. 물과 불을 쉽사리 나눠주듯

건방진방랑자 2022. 12. 3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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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물과 불을 쉽사리 나눠주듯

 

 

7a-23.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농부들의 생명줄인 전지(田地)에 관한 원칙을 잘 세워 다스리고, 일반적으로 모든 조세를 경감시켜 주면 백성은 못살래야 못살 수가 없다. 우리가 식량을 자연으로부터 취하는 것을 때에 맞추어 조절하고, 우리가 생산된 물품을 소비하는 것도 예()의 기준에 맞추어 절약할 줄 알면 우리 문명의 재화도 남아돌아 가지 않을 수 없다.
7a-23. 孟子曰: “易其田疇, 薄其稅斂, 民可使富也. 食之以時, 用之以禮, 財不可勝用也.
 
인간이란 물과 불이 없이는 생활할 수가 없다沃案: 여기 생활(生活)’이라는 단어의 최초 용례가 있다. ‘살아 활동한다는 뜻이다. 맹자에서 여기 한 번 나온다. 따라서 어쩌다가 물과 불이 떨어졌을 때, 해는 지고 어두운데도 남의 집 문을 두드려 물과 불씨를 얻으려 하면, 옆 집에서 나눠주지 아니 하는 자가 없는 것은, 물과 불이 어디든지 풍요롭게 있기 때문이다여기 ()’는 앞 문장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는 어법이다.
民非水火不生活, 昏暮叩人之門戶, 求水火, 無弗與者, 至足矣.
 
위대한 덕성의 성인(聖人)이 천하를 다스리게 되면 콩과 곡물이 물과 불과 같이 풍부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콩과 곡물이 물과 불처럼 풍부하게 있는데 어떻게 일반 민중이 불인(不仁)하게 될 수가 있단 말인가!”
聖人治天下, 使有菽粟如水火. 菽粟如水火, 而民焉有不仁者乎?”

 

이것 또한 젊은 날의 민생에 관한 주장을 담은 로기온자료로서 1a-3, 1a-7과 관련이 있다. 연탄불이 꺼지면 옆 집으로 불 빌리러 가던 정경이 불과 몇년 전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하면 맹자가 묘사하고 있는 광경이 결코 옛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풍족해졌건만 날로 불인해져가고만 있다.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민중의 삶의 도덕성의 기초를 통치자가 민생으로써 체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맹자의 주장은 만고의 명언이며 고금에 통용되는 철칙이다. 20세기에 아무리 서구 정치학과 경제학이 발달했다 한들 이러한 맹자의 주장을 구현하는 데 별 도움이 없다. 우리나라 경제학의 태두이신 조순(趙淳) 선생께서 서구의 경제학은 결코 한국의 경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경제는 수리가 아닌 상식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가 가슴 깊이 새겨봐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절약(節約)’이라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유교의 절약은 묵가의 절용(節用)과는 달리 예()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소비는 더 올라가서는 아니되는 한도가 있는가 하면 더 내려갈 수 없는 한도가 있다. 그 한도의 표준을 ()’라고 하는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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