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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람이 이를 수 있는 6단계 경지
7b-25. 제나라 사람 호생불해(浩生不害)【성이 ‘호생(浩生)’, 명이 ‘불해(不害)’. 제나라 사람이다. ‘생(生)’이 경칭으로 붙은 것이고 성은 그냥 ‘호(浩)’일 수도 있다】가 물어 말하였다: “선생님의 제자인 악정자(樂正子)가 노나라에서 높은 벼슬을 할 모양인데 과연 그가 어떤 사람입니까?”【沃案: 이 대화는 6b-13의 분위기 속에서 읽혀야 한다. 그가 국정을 맡으려 할 때 맹자는 심히 기분이 좋았고 악정자를 결코 나쁘게 평가하지 않았다】 7b-25. 浩生不害問曰: “樂正子, 何人也?”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악정자(樂正子)는 선인(善人)이고 또 신인(信人)이다.”【沃案: 이 장의 전체적 문맥 속에서는 악정자에 대한 평가가 매우 인색하게 들린다. 그러나 여기 ‘선인(善人)’이라는 말을 6b-13에서는 ‘호선(好善)’이라고 표현했고, ‘호선(好善)’의 미덕 하나만 가지고도 천하를 다스리기에 넉넉함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여기 6단계의 인간평가는 기본이 충족된 상태에서의 인간의 고차원적 상달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孟子曰: “善人也, 信人也.” 호생불해가 또 물었다: “무엇을 선(善)이라 일컫고, 무엇을 신(信)이라 일컫습니까?” “何謂善? 何謂信?”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따르면 우리 는 그를 선인(善人)이라고 일컫는다【沃案: ‘인(人)’을 빼고 추상적인 덕목인 ‘선(善)’만을 말해도 괜찮지만 여기는 구체적인 인물평이므로 ‘선인(善人)’으로 번역했다】. 曰: “可欲之謂善,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하는 그러한 덕목이 자기 몸에 확실하게 내면화되어 축적되어 있는 사람을 우리는 신인(信人)이라 일컫는다【沃案: 행동방식이 예측가능하며 믿을 수 있다】. 有諸己之謂信. 그러한 믿음직한 덕성이 몸에 가득차 무르익었을 때, 우리는 그를 미인(美人)이라 일컫는다【沃案: 감성과 이성이 통합되는 경지이다】. 充實之謂美, 그러한 아름다운 내면의 충실함이 겉으로 드러나 광휘(光輝)를 발할 때, 우리는 그를 대인이라 일컫는다【沃案: 개인적 관계에서 빛을 발하는 차원이다】. 充實而有光輝之謂大, 그 대인의 덕성을 소유함과 동시에 그 덕성이 많은 사람을 동시에 감화시킬 수 있을 때, 우리는 그를 성인(聖人)이라 일컫는다【沃案: 이것은 개인적 관계를 넘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도덕적 감화를 의미한다. ‘성(das Heilige)’은 반드시 ‘박시어민(博施於民)’이나 ‘제중(濟衆)’과 관련된다】. 大而化之之謂聖, 성인의 경지를 지니고 있으면서 그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인격의 깊이를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그를 신인(神人)이라 일컫는다【沃案: 평상적 인식의 범주를 뛰어넘는 미스테리움(mysterium)의 경지, 동방에서는 ‘전적인 타자’의 종교적 영역이 내 몸(Mom)에서 확보된다】. 악정자는 처음에 말한 선인과 신인의 중간이며, 미인. 대인 성인 신인에는 못 미치는 인물이라 말할 수 있다.” 聖而不可知之之謂神. 樂正子, 二之中, 四之下也.” |
인간의 자기발전의 심화과정을 이토록 깊이 있게 표현한 유례는 서양의 어느 고전에도 부재한다. 확실하게 부재한다. 그것은 인류의 고전 세계는 모두 신화적 가치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인(善人)만 해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선인(善人)에서 신인(信人)으로, 신인(信人)에서 미인(美人)으로, 미인(美人)에서 대인(大人)으로, 대인(大人)에서 성인(聖人)으로, 성인(聖人)에서 신인(神人)으로 끊임없는 자기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성인의 경지를 넘어서 신인의 경지에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맹자의 젊은 날의 호연지기론이 말년에 이르러 우주론적으로 발전하여 모든 종교적 경지를 인간의 몸(Mom) 속에 포섭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선(善)ㆍ신(信)ㆍ미(美)ㆍ대(大)ㆍ성(聖)ㆍ신(神)이야말로 맹자의 윤리학ㆍ미학ㆍ사회학ㆍ종교학의 모든 구상이 축약된 명언이라고 생각된다. 그 의의에 관해서는 내가 나의 『중용한글역주』, pp.40~66에 상설해놓았다. 꼭 참고해보기 바란다.
6 | 神 | the divine | 聖而不可知之 | 완성을 넘어서는 불가사의 | 종교학 영역 |
5 | 聖 | the Holy | 大而化之 | 발출의 사회적 완성 | 정치학 영역 |
4 | 大 | the Great | 充實而有光輝 | 몸적 실현의 향외발출 | 사회학 영역 |
3 | 美 | the Beautiful | 充實 | 법칙의 몸적 실현 | 미학 영역 |
2 | 信 | the Reliable | 有諸己 | 윤리의 법칙화 | 과학 영역 |
1 | 善 | the Good | 可欲 | 감정의 윤리 | 윤리학 영역 |
이 장은 맹자가 말년에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을 때의 대화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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