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진채(陳蔡)의 환란을 비판한 자공과 자로를 가르치다
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弦歌於室.
顔回擇菜, 子路ㆍ子貢相與言曰: “夫子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殺夫子者無罪, 藉夫子者無禁.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無恥也若此乎?”
顔回無以應, 入告孔子. 孔子推琴, 喟然而嘆曰: “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子路ㆍ子貢入, 子路曰: “如此者, 可謂窮矣!”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故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天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 陳蔡之隘, 於丘其幸乎.” 孔子削然反琴而弦歌, 子路扢然執干而舞.
子貢曰: “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 故許由娛於穎陽, 而共伯得乎共首.
해석
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弦歌於室.
공자가 진(陳)나라와 채(蔡) 나라 사이에서 포위되어 곤궁해지자 7일간 밥불을 때지 못하고 명아주국에 밥알 없이 먹으니 안색이 매우 고달파져 집에서 거문고 타며 노래를 불러댔다.
顔回擇菜, 子路ㆍ子貢相與言曰: “夫子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안회가 나물을 캐자 자로와 자공이 서로 말을 했다. “부자께서는 두 번 노(魯) 나라에서 쫓겨나셨고, 위(衛) 나라에서 자취를 삭제당하셨으며, 송(宋) 나라에서 벌수(伐樹)의 화【벌수(伐樹): 벌수의 화는, 공자(孔子)가 제자들과 나무 밑에서 예(禮)를 익히고 있을 때, 송(宋) 나라 환퇴(桓魋)가 나무를 뽑아 공자를 해치려고 했던 것을 말한다. 『공자가어(孔子家語)』 「곤서(困誓)」, 『사기(史記)』 卷47 「공자세가(孔子世家)」】를 당했고, 상(商)나라와 주(周)나라에서 곤궁에 빠졌으며, 진(陳) 나라와 채(蔡) 나라에서 포위 당했네.
殺夫子者無罪, 藉夫子者無禁.
부자를 죽이는 사람도 무죄일 정도였고 부자를 업신여기는 사람도 금치 않을 정도였지.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無恥也若此乎?”
거문고를 타고 노래하며 북을 두드리고 비파를 연주함에 일찍이 소릴 멈추지 않았으니 군자의 부끄럼 없음이 이와 같을까?”
顔回無以應, 入告孔子.
안회는 응답하지 않고 들어가 공자께 고하였다.
孔子推琴, 喟然而嘆曰: “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공자께서 비파를 밀쳐두고 한숨 쉬듯 탄식하며 “유(由)와 사(賜)는 밴댕이 소갈머리[細人] 같은 사람이야. 불러 오너라 내가 그들에게 말해주겠네.”라고 말씀하셨다.
子路ㆍ子貢入, 子路曰: “如此者, 可謂窮矣!”
자로와 자공이 들어가 자로가 “이와 같다면 곤궁하다 할 만합니다!”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군자는 도에 통하는 것을 통한다고 하고 도에 곤궁한 것을 궁하다 한단다.
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이제 나는 인의(仁義)의 도를 안고서 난세의 근심을 만났으니 그것이 어찌 곤궁해졌다 하겠는가?
故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그러므로 안으로 살펴 도에 곤궁하지 않으며 환난에 닥쳐 올바른 덕을 잃지 않아야 하지.
天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 陳蔡之隘, 於丘其幸乎.”
추위가 이미 매서워 서리와 눈이 이미 내리니 나는 이 때문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우거져 있음을 아는 거란다. 진(陳) 나라와 채(蔡) 나라의 곤경은 나에겐 다행인 것이지.”
孔子削然反琴而弦歌, 子路扢然執干而舞.
공자가 조용히【削然: 猶闃然. 寂靜貌.】 거문고를 되잡고 타며 노래하니 자로는 기쁘게 방패를 잡고서 춤을 췄다.
子貢曰: “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자공이 “저는 하늘이 높다는 것과 땅이 낮다는 것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
옛날에 도를 터득한 사람은 곤궁해도 또한 즐거워했고 통달해도 또한 즐거워했으니 즐긴 것이 곤궁과 통달함 따위가 아니었다.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 故許由娛於穎陽, 而共伯得乎共首.
여기에 도덕이 자리하였다면 곤궁과 통달함은 추위나 더위, 바람과 비 따위의 자연적인 흐름이 된다. 그러므로 허유는 영양(穎陽)에 은둔하면서도 즐겼고 공백(共伯)【共伯, 名和, 周王之孫也.】은 구수(共首) 산에 은둔하면서 자득하였던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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