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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15장 - 6.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시작하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5장 - 6.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시작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9. 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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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시작하다

 

전번에 14장까지 했나요? 저번 12연비려천 어약우연(鳶飛戾天 魚躍于淵)’이란 말에서 ()’자하고 ()‘자를 합치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비약(飛躍)’이란 말이 됩니다. 여기가 그 출전이지요. 비약이란 말이 거기서 나왔다는 걸 아시고, 14의 맨 마지막에 실저정곡 반구저기신(失諸正鵠 反求諸其身)’이란 말을 존 듀이의 교육론과 관련지어 해설한 부분도 다시 한 번 잘 생각해서 깊이 새겨두기 바랍니다. 존 듀이는 목적이라는 게 저기 어디엔가 있는(end in view) 것이 아니다 이 말이죠? 행위 그 자체가 바로 목적(end in action)이라 할까, 프로세스라 할까, 목적(end)은 정곡 그 자체는 아니죠. 끝까지 계속적으로 내 몸의 행위를 반추해 봄으로서 중용지도(中庸之道)’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그다음 15장을 읽겠습니다.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곳을 가려면 반드시 자기 가까운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과 같고, 높은 곳을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으로부터 오르기 시작해야 하는 것과 같다.
 
, 譬同.
()은 비유하다와 같다.

 

()라는 것은 프롬(from)’이라고 했어요. ()에 해당되는 말이 앞에 유()가 나왔었죠. 같은 겁니다. ‘()~()~’라고 쓰지요.

 

 

 

 

 

 

   

詩曰: “妻子好合, 如鼓瑟琴. 兄弟旣翕, 和樂且耽. 宜爾室家, 樂爾妻帑.”
시에 말하기를 처자가 합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마치 슬금을 울리는 것과 같도다. 형과 아우가 이미 기꺼워하여 화목하여 즐기고 또한 탐하도다. 실가(室家)를 마땅하게 하며 부인과 자식 손자들을 다 즐겁게 하는 구나.
 
, 小雅常棣之篇. 鼓瑟琴, 和也. , 亦合也. , 亦樂也. , 子孫也.
시는 소아 상체의 편이다. 고슬금(鼓瑟琴)은 화목하단 뜨이다. ()은 또한 합하다란 것이다. ()은 또한 즐기다란 것이다. ()은 자손이다.

 

주자 주를 보면, 이 글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체(常棣)편이라고 했습니다. 시경(詩經)에 있어서 아()와 송()은 상당히 제식적(祭式的, ritual)인 것이기 때문에 나는 풍()을 좋아합니다. (() 부분은 내가 별로 안 봤어요.

 

국풍(國風)이 정말 민요지요. (), 바람이란 것은 여기서는 노래를 말하는데, 풍이 왜 노래가 되었나 하면, 바람에는 신기(神氣)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에 대해 풍()이란 단어를 쓴 것입니다. 국풍이란 그 나라나라 마다의 고유한 민요를 말합니다. ()는 대아(大雅)와 소아(小雅)로 나뉘는데, 여기 나와 있는 것은 소아(小雅) 상체(常棣)편입니다. 지난번에 이야기 했듯이, 유교는 상당히 강력한 훼밀리즘을 가지고 있었고 부부지도(夫婦之道)’를 가지고서 중용(中庸)의 궁극적 근거를 삼았기 때문에 이런 시가 여기서 인용이 되고 있습니다.

 

주자 주를 보면, ()를 거성으로 했기 때문에 호합(好合)은 합하기를 좋아한다 이렇게 읽어야 하겠죠. ‘잘 합한다이래도 되는데, 여기서는 호()를 조동사로 보고 합()을 본동사로 본 경우입니다20 동기호오(同其好惡)’의 호()로 생각하면, 호합(好合)’좋아함을 서로 합한다로 해석하는 것도 맥락에 잘 어울린다. 부인과 자식이 좋아하는 바가 서로 같다. 친친(親親)의 기본이 여기에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시에 말하기를 처자가(와이프와 칠드런이)합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슬금(瑟琴)을 울리는 것과 같아서 화목하다.” 한 훼밀리 안에서도 정말 호합(好合)하는 현상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집안이 슬()과 금()이 하모니를 이루는 것처럼 어려운 거라고,

 

지금 얘기로 하면 앨토와 소프라노가 잘 어울리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만 얘기할 수 없는 것이 동양의 합주는 멜로디는 같은데 음색이 다른 악기들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토날리티(Tonality, 음색)의 문제지요. 그런데 서양음악은 음색의 화합이 아니라 멜로디의 화합이죠. 서양에서는 음의 공간성이 문제되는데, 동양에서는 음의 ’, 음의 색깔이 문제가 됩니다. 이건 음악적인 얘기라 접어두죠.

 

형과 아우가 이미 흡하고.” 이 시는 단란한 가정의 모습, 아주 화목한 집안의 분위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떤 집에 가보면 아주 썰렁한 경우가 있기도 하고 그런데, 집안이 화합한다는 것이 아주 어려운 거에요. “화목하여 즐기고 또한 탐한다.” 탐하다는 건 즐긴다, ()하고 같은 얘기죠. ‘의이(宜爾)’라는 건 별의미가 없습니다. ‘실가(室家)’라는 것도 그 당시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의 가정 같은 것입니다. “실가(室家)를 마땅하게 하고.”

 

처탕(妻帑)’는 처와 자손이라고 할 수 있죠. 주자의 주를 보면, 는 자손이라 했으니까. “부인과 자식. 손자들이 다 즐겁다집안의 화목한 모습을 노래로 부른 시이죠. 아주 단란하고 조화로운 집안의 모습을 노래한 것입니다.

 

 

 

子曰: “父母其順矣乎!”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시와 같은 집안이라면) 그 부모가 참 편안하실 것이다.”
 
夫子誦此詩而讚之曰: 人能和於妻子宜於兄弟如此, 則父母其安樂之矣.
부자께서 이 시를 외워 찬미하며 사람이 아내와 자식에 화목할 수 있고 형제에 우애할 수 있음이 이와 같다면 부모께서 안락하시리라.”라고 말했다.
 
子思引詩及此語, 以明行遠自邇登高自卑之意. 右第十五章.
자사는 시와 이 말을 인용하여 행원자이(行遠自邇)와 등고자비(登高自卑)의 뜻을 밝혔다. 이번 장은 15장이다.

 

그 부모가 참 편안하실 것이다.” 부모 역할이 수월할 것이다 이런 말이죠?

 

주자의 주를 보면, 자사가 이 시를 인용하여 공자의 말에 이르게 된 것은, () 바로 앞 행원필자이 등고필자비(行遠必自邇 登高必自卑)’하는 뜻을 밝히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행원(行遠)하고 등고(登高)하는 것이 다 가정의 화목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죠. 결국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화목하고 가까운 사람들끼리 뜻이 통하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여기는 큰 문제가 안 되는 장()이니까,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이 별로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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