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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암노승행(梨花庵老僧行) - 5. 아전일을 하다 스님이 된 사연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이화암노승행(梨花庵老僧行) - 5. 아전일을 하다 스님이 된 사연

건방진방랑자 2021. 8. 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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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전일을 하다 스님이 된 사연

 

春風領漕受郡牒 봄바람 불 적에 조운선을 통솔하란 군의 공문을 받아
白粲連檣京口泊 흰쌀 실은 잇단 배를 한강 어귀에 정박했지.
津頭遊女蕩人心 나루머리의 유녀들이 인심을 방탕하게 해서
一曲嬌歌散千斛 한 곡조의 교태스런 노래에 천 섬을 날려버렸네.
自知作孽落坑穽 스스로 죄를 지어 함정에 떨어진 줄 알았으니,
何處藏身免金木 어느 곳에 몸을 숨어야 형벌[각주:1]을 면할꼬?
窮猿避禍入山深 궁한 원숭이[각주:2]도 화를 피해 깊은 산으로 들어가듯이
懶龍逃誅畏電迫 나태한 용도 벌 피하려고 번개를 두려워하듯이
夜叩伽倻絶頂庵 밤에 가야산 정상의 암자를 두드려
劫以利匕求髡削 날카로운 칼로 겁을 주고 머리털 깎아 달라 요구했지.
斯須化作一和尙 금세 일개 화상으로 변해
項掛串珠身緇服 목에 염주를 걸고 몸엔 장삼을 걸쳤지.
埋蹤已學雪嶽岑 자취를 감추는 것은 이미 설잠을 배웠고
變形誰識靈隱駱 변형했으니 누군들 영은사의 낙빈왕[각주:3]을 알아보겠나.

 

 

 

 

인용

전문

1. 이화암에서 기이한 사연을 지닌 노승을 만나다

2. 병자호란에 참화에 휩쓸려 포로가 되다

3. 군대에서 인정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다

4. 설레던 귀향길과 도착하여 맞닥뜨린 씁쓸한 현실

5. 아전일을 하다 스님이 된 사연

6. 스님이 되어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다

7. 스님에게 바치는 시인의 말

문제

梨花庵老僧傳

矇矓春秋

해설

참고

 
  1. 금목(金木): 옛적에 형벌을 시행할 때 사용된 금속과 목제의 형벌기구를 통칭함. 금속형구는 칼, 톱, 도끼 같은 것이고 목제형구는 채찍과 질곡 같은 것이다[舊時施刑所用金屬和木製刑具的總稱. 金屬刑具如刀鋸斧鉞, 木製刑具如捶楚桎梏等]. [본문으로]
  2. 궁원(窮猿): 곤경에 처해서 급히 피난처를 찾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진(晉)나라 이홍도(李弘度)가 항상 불우한 처지를 한탄하였는데, 은양주(殷揚州)가 그의 집이 빈한한 것을 알고는 "고을 수령으로 나가겠느냐?[君能屈志百里不]"라고 묻자, "궁한 원숭이가 숲으로 달려가는데 어찌 나무를 가릴 틈이 있겠느냐[窮猿奔林 豈暇擇木]"라고 하면서 섬현(剡縣)의 수령으로 부임했다는 이야기가 남조(南朝) 송(宋) 유의경(劉義慶)이 지은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에 나온다. [본문으로]
  3. [영은(靈隱): 영은사 / 락(駱): 낙빈왕(駱賓王). 문장을 잘하여 왕발(王勃)ㆍ양형(楊炯)ㆍ노조린(盧照鄰) 등과 함께 초당사걸(初唐四傑)이라 일컬어졌다. 서경업(徐敬業)이 군대를 동원하여 무후(武后)를 치자 낙빈왕은 그를 위하여 무후를 토벌하는 격문(檄文)을 지었는데 그 후 서경업이 패하니, 혹은 피살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망명하였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영은사(靈隱寺)의 중이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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