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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님이 되어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다
自此浮雲無繫絆 | 이로부터 뜬 구름처럼 얽매이는 게 없이 |
桑下不曾三過宿 | 뽕나무 아래 1에서 일찍이 사흘 지나도록 묵지 않았네. |
南浮漲海上漢挐 | 남쪽으로 너른 바다에 떠서 한라산에 올랐고 |
北窮玄菟登長白 | 북쪽으로 현도 2에 다다라 장백산에 올랐으며 |
妙香頭流視跬步 | 묘향산과 두류산은 지척쯤으로 여기고 |
金剛俗離如踐閾 | 금강산과 속리산은 문지방 넘듯 다녔지. |
甓寺苔深懶翁碑 | 신륵사 이끼 깊은 나옹 화상 비문 보았고 |
鳩林石古詵公塔 | 계림의 오래 묵은 도선국사 탑도 보았지. |
携持甁錫遍域內 | 바리때와 지팡이 3 들고 방방곡곡 다녔으니, |
萬水千山幾回踏 | 수만 수천 산과 강을 얼마나 다녔던지. |
老病如今筋力盡 | 지금은 늙어 근력이 소진되어 |
住着平地思休脚 | 평지에 가서 다리 쉴 것을 생각했소. |
此庵多應過數臘 | 이 암자에서 응당 여러 해 4를 보냈으니 |
符到亦擬茶毗托 | 죽게 되면 5 또한 다비나 6 부탁할까 한다오. |
感子慇懃爲長語 | 그대의 은근함에 감동해서 괜한 긴 얘기했지만 |
或恐傍人更猜讁 | 혹 곁이 사람의 다시 시기하여 폄적될까 두렵소.” |
인용
3. 군대에서 인정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다
- 상하(桑下): 뽕나무 아래라는 말로 잠시 머물며 맺은 인연이라는 뜻. 『후한서(後漢書)』 卷30 「양해열전(襄楷列傳)」에 "불법(佛法)을 닦는 승려가 뽕나무 아래에서 사흘 밤을 계속 묵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애착이 생길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니, 이는 그야말로 정진(精進)의 극치라고 할 것이다[浮屠不三宿桑下 不欲久生恩愛 精之至]."라는 말이 나온다. [본문으로]
- 현도(玄菟): 사군(四郡)의 하나다. 기원전 108~107년에 한 무제가 위만조선(衛滿朝鮮)을 멸망시키고 그 고지(故地)에 설치한 4개의 행정구역인 낙랑(樂浪)ㆍ임둔(臨屯)ㆍ진번(眞蕃)ㆍ현도(玄菟)를 설치하고 한사군(漢四郡)이라 하였다. [본문으로]
- 병석(甁錫): 승려가 사방을 돌아다닐 때에 반드시 휴대하는 물항아리와 석장(錫杖)을 합칭한 말. [본문으로]
- 납(臘): 스님이 출가하여 비구계 등 계율을 받은 후부터 하안거(夏安居) 등 석 달동안까지의 안거 기간을 마친 것을 납이라고 한다. 이 납으로 승려의 출가한 연령을 센다. 법납(法臘), 하납(夏臘), 계납(戒臘)이라고도 말한다. [본문으로]
- 부도(符到): 죽음을 의미한다. 부도는 저승사자가 찾아온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 비탁(毗托): 불에 태운다는 뜻으로, 죽은 이의 시신을 불에 태워 그 유골을 거두는 불교의 장례 방식을 이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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