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작시(作詩), 즐거운 괴로움 - 5.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② 본문

카테고리 없음

한시미학산책, 작시(作詩), 즐거운 괴로움 - 5.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6. 13:11
728x90
반응형

5.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

 

 

이 맹교(孟郊)와 나란히 일컬어지는 시인에 가도(賈島)가 있다. 송나라 소식(蘇軾)제유자옥문(祭柳子玉文)에서 맹교는 차고, 가도(賈島)는 수척하다고 하여, ‘교한도수(郊寒島瘦)’의 말이 널리 퍼지게 되었는데, 이 가도(賈島) 또한 맹교(孟郊) 이상으로 고음(苦吟)의 시인(詩人)으로 유명하다. 그는 3년을 침음(沈吟)한 끝에 송무가상인(送無可上人)의 경련(頸聯)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獨行潭底影 數息樹邊身 홀로 걸어가는 연못 아래 그림자 자주 쉬어가는 나무 가의 몸.

 

이 득의구(得意句)를 얻고는 감격한 나머지 그 아래에다가 다시 시 한수를 써서 득구(得句)까지의 사연을 주()내어 적었다.

 

兩句三年得 一吟淚雙流 두 구절을 삼 년 만에 얻고서 한 번 읊조리매 눈물이 주루룩 흐르네.
知音如不賞 歸臥故山秋 벗들이 좋다고 기리지 아니하면 고향 산 가을에 돌아가 눕겠노라.

 

득의의 시구를 얻고 환호작약하다가, 끝내 낙루(落淚)에 이르는 시심(詩心)이 갸륵하기까지 하다. 더욱이 자신의 이 시를 안목 있는 이들이 칭찬하지 아니하면 아예 죽어 고향 산에 묻히고 말겠노라 하였으니, 그 자부가 또한 대단하다.

 

당재자전(唐才子傳), 가도(賈島)가 골똘히 작시(作詩)에 빠져들 때에는 앞에 왕공귀인(王公貴人)이 있어도 깨닫지 못하였으며, 마음은 아득한 하늘 위에서 놀고, 생각은 끝없는 속으로 들어갔었다고 적고 있다. 비록 길 가거나 머물거나 자리에 누울 때나 밥 먹을 때나 괴로이 읊조리기를 그만두지 않았다고도 하였다. 일찍이 절뚝거리는 노새를 타고 우산을 쓰고서 장안(長安)의 거리를 가로질러 가는데, 가을바람이 매서워 길 위에 낙엽을 불어가므로 홀연 다음의 구절을 얻었다.

 

落葉滿長安 秋風吹渭水 낙엽은 장안 길에 가득하건만 가을바람은 위수(渭水)로 불어오누나.

 

기쁨을 가눌 길 없었던 그는, 다짜고짜 대경조(大京兆) 유서초(劉棲楚)의 집에 뛰어들었다가 하룻밤 구금되어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석방되었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예술(藝術)과 광기(狂氣)

2. 늙음이 오는 것도 모르고

3. 늙음이 오는 것도 모르고

4.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

5.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

6.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

7. 가슴 속에 서리가 든 듯

8. 가슴 속에 서리가 든 듯

9. 참을 수 없는 가려움, 기양(技癢)

10. 참을 수 없는 가려움, 기양(技癢)

11. 개미와 이

12. 개미와 이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