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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산수(山水)의 미학(美學), 산수시(山水詩) - 2.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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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산수(山水)의 미학(美學), 산수시(山水詩) - 2.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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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

 

 

말로만 되뇌는 나 돌아갈래

 

송대(宋代) 곽희(郭熙)는 유명한 임천고치(林泉高致)가운데 산수훈(山水訓)에서 이렇게 말한다.

 

 

군자가 산수(山水)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 뜻이 어디에 있는가? 구원(丘園)에서 바탕을 기름은 항상 머무는 바이고, 천석(泉石)에서 휘파람 불며 노님은 늘 즐기는 바이며, 고기 잡고 나무하며 숨어 지냄은 늘 즐거워하는 바이고 원숭이나 학이 울고 나는 것은 항상 친하게 지내는 바이다. 티끌세상의 시끄러움과 굴레에 속박됨은 인정(人情)이 항상 싫어하는 바이나, 연하(烟霞) 자옥한 가운데 사는 신선은 인정(人情)이 늘 추구하면서도 볼 수는 없는 바이다.

 

 

그러나 사람이 저 혼자 즐겁자고 사회적 책임을 다 버려두고 이세절속(離世絶俗)하는 삶을 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임천연하(林泉烟霞)를 향한 사람들의 선망은 언제나 마음속에만 자리 잡고 있을 뿐 눈앞에 펼쳐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다못해 산수화(山水畵)를 그려 벽에 붙여 놓고 집을 나서지 않고 방에 앉아 시내와 골짝을 바라보고 원숭이 울음과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산광수색(山光水色)에 시선을 주며 임천(林泉)을 향한 열망을 달랜다는 것이다. 산수화(山水畵)가 흥성하게 된 원인에 대한 화가 곽희(郭熙)의 그럴듯한 진단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더럽게 보아 강호로 숨으려는 귀거래(歸去來)에 대한 열망은 예나 지금이나 지식인이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구두선(口頭禪)이다. 오죽하면 옛 시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실천 없는 귀거래(歸去來)에 대한 열망을 비꼬았겠는가.

 

 

귀거래(歸去來) 귀거래(歸去來)한들 물러간 이 긔 누구며

공명(功名)이 부운(浮雲)인 줄 사람마다 알것마는

세상(世上)에 꿈 깬 이 업스니 그를 슬허하노라

 

 

 

지금의 은둔자들은 뻐꾸기 은자

 

그런가 하면 다른 꿍꿍이속을 가지고 강호에 들어와서는 귀거래(歸去來)를 실천한 양 스스로를 떠벌리는 뻐꾸기 은사(隱士)들로 적지 않았다. ‘뻐꾸기 은사란 조선 중기의 학자 권응인(權應仁)송계만록(松溪漫錄에 나오는 말이다.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 술래가 자기 숨은 곳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으면, 숨은 아이는 공연히 뻐꾹 뻐꾹하며 자신이 숨은 곳을 알려준다는 것인데, 이 하는 꼴이 꼭 가짜 은사(隱士)들이 방편 상 강호에 숨어 자기가 여기 숨었으니 알아 달라고 현실을 기웃기웃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은 데서 나온 말이다.

 

당나라 때 뛰어난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고 학행(學行)에만 몰두하는 불구문달(不求聞達)의 선비를 찾아 유일(遺逸)로 천거하는 제도가 있었다. 하루는 한 서생(書生)이 종종걸음으로 서울로 들어오므로 길 가던 사람이 무슨 일로 그리 바삐 가느냐고 물었더니, 서생(書生)장차 불구문달과(不求聞達科)에 응거(應擧)하려 합니다.”고 했다는 우스개이야기가 있다. 인설록(因話錄)에 실려 있는 이 이야기 또한 명예를 향한 인간의 허망한 집착을 안쓰럽게 전해준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

2.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

3. 청산에 살으리랏다

4. 청산에 살으리랏다

5.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6.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7.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8. 들 늙은이의 말

9. 들 늙은이의 말

10.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11.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12.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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