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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산수(山水)의 미학(美學), 산수시(山水詩) - 6.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辨)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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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산수(山水)의 미학(美學), 산수시(山水詩) - 6.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辨)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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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滿庭月色無烟燭 뜨락 가득 달빛은 연기 없는 등불
入坐山光不速賓 둘러앉은 산빛은 뜻밖의 손님.
更有松弦彈譜外 솔바람 악보 없는 가락 울리니
只堪珍重未傳人 소중히 지닐 뿐 전할 수 없네.

 

고려 때 최충(崔沖)절구(絶句)이다. 달빛을 등불 삼아 자리를 벌리자, 청하지도 않은 손님 청산이 슬그머니 차지하고 들어와 앉는다. 손님이 왔으니 풍악이 없을 쏘냐. 솔바람은 악보로 옮길 수 없는 미묘한 곡조를 연주한다. 맑고 상쾌한 경지다. 이 거나하고 해맑은 운치를 어찌 말로 다하랴. ‘소이부답(笑而不答)’할 뿐이다.

 

茅齋連竹逕 秋日艶晴暉 띠집은 대숲 길로 이어져 있고 가을 날 햇살은 곱기도 하다.
果熟擎枝重 瓜寒著蔓稀 열매가 익어서 축 쳐진 가지 참외도 달리잖은 끝물의 덩쿨.
遊蜂飛不定 閒鴨睡相依 나는 벌은 쉴 새 없이 잉잉거리고 오리는 한가로이 기대어 조네.
頗識身心靜 棲遲願不違 몸과 맘 너무나 고요하구나 물러나 살자던 꿈 이루어졌네.

 

서거정(徐居正)추일(秋日)이다. 초가집이 한 채 있고, 그 뒤 대숲 사이로 소로길이 나있다. 가을 햇살은 지붕 위에 고운 깁을 펼쳐 얹었다. 빨갛게 익은 열매가 무겁다고 가지들은 어깨를 축 늘이고, 여름내 입맛을 돋우던 참외는 가을 서리 김에 이제는 끝물이다. 벌들은 그래도 미련이 남아 참외 덩쿨 근처에서 하루 종일 부산스럽다. 그들도 이제 겨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옆 연못에선 오리가 태평스레 목을 감고 졸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인의 내면에 어느새 기쁨이 물오른다. 몸과 마음이 가뜬하다. 물러나 쉬자던 소원은 이제야 이루어진 것이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

2. 가어옹(假漁翁)과 뻐꾸기 은사

3. 청산에 살으리랏다

4. 청산에 살으리랏다

5.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6.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7.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변()

8. 들 늙은이의 말

9. 들 늙은이의 말

10.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11.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12. 가을 구름이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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