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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상권 - 49. 고려와 조선 시 중 어느 게 좋나요?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상권 - 49. 고려와 조선 시 중 어느 게 좋나요?

건방진방랑자 2021. 10. 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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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고려와 조선 시 중 어느 게 좋나요?

 

 

金頤嘗語徐四佳: “高麗諸子詞麗氣富, 而體格生疎; 我朝著述辭纖氣弱, 而義理精到, 孰優?” 四佳: “豪將悍卒, 抽戈擁盾, 談說仁義, 腐儒俗士, 冠冕章甫, 從容禮法, 君將何取?” 申玄翁: “我朝文章非不蔚然輩出, 而比之, 則小遜, 李文順之宏肆, 李文靖之浩汗, 我朝未見.”

以四佳之論見之, 我朝似優, 而玄翁之言論之, 朝似優. 文順卽李白雲奎報, 文靖卽李牧隱穡, 今錄其七言近體各一首.

李文順扶寧浦口詩曰: ‘流水聲中暮復朝, 海村籬落苦蕭條. 湖淸巧印當心月, 浦闊貪呑入口潮. 古石浪舂平作礪, 壞船苔沒臥成橋. 江山萬景吟難狀, 須倩丹靑畵筆模.’

李文靖卽事詩曰: ‘幽居野興老彌淸, 恰得新詩眼底生. 風定餘花猶自落, 雲移小雨未全晴. 墻頭粉蝶別枝去, 屋角錦鳩深樹鳴. 齊物逍遙非我事, 鏡中形色甚分明.’

大抵朝規模大而近, 我朝格調淸而近, 今以兩公之詩見之, ? 觀者若定其唐宋, 朝我朝優劣自判矣.

 

 

 

 

 

 

해석

金頤嘗語徐四佳:

김이수가 일찍이 서거정에게 물었다.

 

高麗諸子詞麗氣富, 而體格生疎;

고려의 작가들은 말이 곱고 기상이 풍부하나 체격은 생소하고,

 

我朝著述辭纖氣弱,

조선의 저술들은 말이 가냘프고 기상은 약하나

 

而義理精到, 孰優?”

의리는 정밀하고 빈틈이 없으니, 두 시대 중 어느 시대가 나은가?”

 

四佳: “豪將悍卒, 抽戈擁盾,

서거정이 말했다. “호걸한 장수와 사나운 병졸이 창을 뽑고 방패를 끼고

 

談說仁義,

인의를 말하는 것과

腐儒俗士, 冠冕章甫,

부패한 선비와 속세의 선비가 면류관을 쓰고 장포를 두르며

 

從容禮法,

예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 중

 

君將何取?”

그대는 장차 어느 것을 취하겠는가?”

 

申玄翁: “我朝文章非不蔚然輩出,

신흠이 말했다. “우리 조선의 문장은 울창하게 배출하지 않음이 없지만

 

而比之, 則小遜,

고려 때에 비하면 조금 손색이 있으니,

 

李文順之宏肆, 李文靖之浩汗,

이규보의 굉활하며 자유분방함과 이색의 넓고도 윤택한 작품을

 

我朝未見.”

조선에선 볼 수 없다.”

 

四佳之論見之, 我朝似優,

서거정의 말로 그걸 보면 조선이 나은 듯하나,

 

玄翁之言論之, 朝似優.

신흠의 말로 그걸 보면 고려가 나은 듯하다.

 

文順卽李白雲奎報, 文靖卽李牧隱穡,

문순은 즉 백운 이규보이고, 문정은 즉 목은 이색이니,

 

今錄其七言近體各一首.

여기에 7언 근체 각각 한 수를 기록해둔다.

 

李文順扶寧浦口詩曰: ‘流水聲中暮復朝, 海村籬落苦蕭條. 湖淸巧印當心月, 浦闊貪呑入口潮. 古石浪舂平作礪, 壞船苔沒臥成橋. 江山萬景吟難狀, 須倩丹靑畵筆模.’

이규보의 부령포구에서[扶寧浦口]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流水聲中暮復朝 흐르는 물소리 중에 저녁은 다시 아침이 되고
海村籬落苦蕭條 해촌 마을은 참으로 쓸쓸하다.
湖淸巧印當心月 호수는 맑기에 호수 복판에 당하여 달이 교묘히 찍혀 있고,
浦闊貪呑入口潮 포구는 넓기에 어귀로 들어오는 조수를 탐내어 삼킨다.
古石浪舂平作礪 물결이 찧어 옛날의 돌은 평평한 숯돌이 되고
壞船苔沒臥成橋 이끼가 들어차 무너진 배는 누워 다리가 되었다.
江山萬景吟難狀 강산의 모든 경치 시로 읊어 형상하기 어려우니,
須倩丹靑畵筆模 모름지기 화가에게 붓으로 그려달라 부탁해야지.

 

李文靖卽事詩曰: ‘幽居野興老彌淸, 恰得新詩眼底生. 風定餘花猶自落, 雲移小雨未全晴. 墻頭粉蝶別枝去, 屋角錦鳩深樹鳴. 齊物逍遙非我事, 鏡中形色甚分明.’

이색의 보이는 대로 읊다[卽事]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幽居野興老彌淸 숨어사는 시골의 흥취는 늙을수록 더욱 맑아져
恰得新詩眼底生 새로운 시가 눈 밑에서 생겨나는 것을 흡족하게 얻네.
風定餘花猶自落 바람은 멈췄지만 남아 있던 꽃 오히려 스스로 지고
雲移小雨未全晴 구름은 사라졌지만 부슬비 아직 덜 개었네.
墻頭粉蝶別枝去 담장 위의 나비는 가지와 이별하여 떠나고
屋角錦鳩深樹鳴 처마 귀퉁이 비둘기는 깊은 숲에 숨어 울어대네.
齊物逍遙非我事 제물과 소요는 나의 일이 아니니,
鏡中形色甚分明 거울 속에 모든 사물이 이렇게도 분명한 것을.

 

大抵朝規模大而近,

대저 고려의 시는 규모가 커서 송시에 가깝고,

 

我朝格調淸而近.

조선의 시는 격조가 맑아 당시에 가깝다.

 

今以兩公之詩見之, ?

이제 두 사람의 시로 그걸 판별한다면, 당시인가, 송시인가?

 

觀者若定其唐宋,

보는 이가 그 당과 송을 판정할 수 있다면,

 

朝我朝優劣自判矣.

고려의 시와 조선의 시의 우열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리라.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서설

상권 목차

하권 목차

고려시의 시는 송풍의 시다

홍만종, 고려시보다 조선시를 높게 평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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