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고려의 뛰어난 연구 시들
麗朝之詩, 五字聯佳者, 如‘鶴添新歲子, 松老去年枝.’ 吳學麟「興福寺」詩也, ‘喚雨鳩飛屋, 啣泥燕入樑.’ 金克己「田家」詩也, ‘點雲欺落日, 狠石捍狂瀾.’ 李奎報「狗灘」詩也, ‘海空三萬里, 山屹二千峯.’ 陳澕「杆城途中」詩也, ‘蜃氣窓間日, 鷗聲砌下潮.’ 李齊賢「記行」詩也, ‘魚擲時驚夢, 鷗來或上欄.’ 韓宗愈「猪子島」詩也, ‘行雲猶雨意, 臥樹亦花心.’ 李牆「卽事」詩也,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鄭夢周「奉使日本」詩也.
七字聯佳者, 如‘門前客掉滄波急, 竹下僧棋白日閒.’ 朴寅亮「龜山寺」詩也, ‘少而寡合多疎放, 老不求名可退藏.’ 任奎「歸庄」詩, ‘西子眉嚬如有恨, 小蠻腰細不勝嬌.’ 崔均「詠柳」詩也, ‘花接蜂鬚紅半吐, 柳藏鸚翼綠初深.’ 鄭知常「分行驛」詩也, ‘魚跳落照銀猶閃, 鴉點平林墨未乾,’ 李藏用「湖心寺」詩也, ‘寒推岳色僧扃戶, 冷踏溪聲客上樓.’ 魯璵「水樓」詩也, ‘荷葉亂鳴敧枕雨, 柳條經颺捲簾風.’ 薛文遇「雲錦樓」詩也, ‘漁翁去後孤舟在, 山月來時小閣虛.’ 金九容「幽居」詩也.
勝國詩格, 一臠可知.
해석
麗朝之詩, 五字聯佳者, 如‘鶴添新歲子, 松老去年枝.’ 吳學麟「興福寺」詩也,
고려조의 시 중 오언율시의 연구(聯句) 중 아름다운 건 다음과 같으니, 오학린의 「흥복사에서」라는 시이다.
鶴添新歲子 松老去年枝 | 학은 새해에 새끼 낳고 소나무는 작년에 가지를 나이 들게 하네. |
아래의 연구는 김극기의 「시골집」이라는 시이다.
喚雨鳩飛屋 含泥鷰入樑 | 비를 부르러 비둘기 집에 날고 진흙을 머금은 제비가 들보로 들어오네. |
아래의 연구는 이규보의 「견탄에서」라는 시이다.
黠雲欺落日 狠石捍狂瀾 | 멋대로인 구름은 지는 해를 속이고 삐죽한 바위는 미친 물결을 막네. |
‘海空三萬里, 山屹二千峯.’ 陳澕「杆城途中」詩也,
아래의 연구는 진화의 「간성으로 가는 길에서」라는 시이다.
海空三萬里 山屹二千峯 | 바다는 3만리이고 산봉우리는 2천 봉이네. |
아래의 연구는 이제현의 「여행을 기록하며」라는 시이다.
蜃氣窓間日 鷗聲砌下潮 | 신기루는 창 사이 해에 있고 갈매기 소리는 섬돌 밑 조수에 있지. |
‘魚擲時驚夢, 鷗來或上欄.’ 韓宗愈「猪子島」詩也,
아래의 연구는 한종유의 「저자도」라는 시이다.
魚擲時驚夢 鷗來或上欄 | 고기 튀어나와 이따금 꿈을 깨우고 갈매기 와서 간혹 난간에 올라오네. |
아래의 연구는 이색의 「곧바로 지으며」라는 시이다.
行雲猶雨意 臥樹亦花心 | 다니는 구름엔 오히려 비 기운이 있고 누운 나무엔 또한 꽃 필 마음 있으며 |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鄭夢周「奉使日本」詩也.
아래의 연구는 정몽주의 「일본에 사신의 명을 받들고서」라는 시이다.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 초록 잎은 천 리에 푸르고 달은 두 나라를 함께 비추는데, |
七字聯佳者, 如‘門前客掉滄波急, 竹下僧棋白日閒.’ 朴寅亮「龜山寺」詩也,
칠언율시의 연구 중 아름다운 것은 다음과 같으니 박인량의 「귀산사」라는 시이다.
門前客棹滄波急 | 문 앞에 나그네의 노에는 큰 파도가 빨리 몰아오고 |
竹下僧棋白日閒 | 대나무 아래 스님의 바둑판에는 환한 햇살이 한가하게 가네. |
‘少而寡合多疎放, 老不求名可退藏.’ 任奎「歸庄」詩,
아래의 연구는 임규의 「시골집으로 돌아와서」라는 시이다.
少而寡合多疎放 | 젊어선 맞는 이 적어 대개 소홀히 방황했고 |
老不求名可退藏 | 늙어선 명예를 구하지 않아 물러나 은둔할 만하지. |
‘西子眉嚬如有恨, 小蠻腰細不勝嬌.’ 崔均「詠柳」詩也,
아래의 연구는 최균의 「버들개지를 읊조리며」라는 시이다.
西子眉嚬如有恨 | 서시의 눈썹이 찡그려 한이 있는 것 같고 |
小蠻腰細不勝嬌 | 소만의 허리가 가늘어 애교를 이기지 못하는 듯해. |
‘花接蜂鬚紅半吐, 柳藏鸚翼綠初深.’ 鄭知常「分行驛」詩也,
아래의 연구는 정지상의 「분행역」이라는 시이다.
花接蜂鬚紅半吐 | 꽃이 벌의 잔털에 닿으니 붉은색이 반쯤 돋아나고 |
柳藏鸚翼綠初深 | 버들이 꾀꼬리 날개에 감춰지니 녹색이 막 짙어지네. |
‘魚跳落照銀猶閃, 鴉點平林墨未乾,’ 李藏用「湖心寺」詩也,
아래의 연구는 이장용의 「호심사」라는 시이다.
魚跳落照銀猶閃 | 물고기가 석양빛에 뛰니 은빛이 번쩍이는 것 같고 |
鴉點平林墨未乾 | 갈가마귀가 평평한 숲에 점찍으니 먹물 마르지 않은 것 같네. |
‘寒推岳色僧扃戶, 冷踏溪聲客上樓.’ 魯璵「水樓」詩也,
아래의 연구는 노여의 「숙수사의 누각에서」라는 시이다.
寒推岳色僧扃戶 한추악색승경호 |
산 고개색을 서늘하게 밀며 스님이 문을 닫고 |
冷踏溪聲客上樓 냉답계성객상루 |
시냇소리 차갑게 밟으며 나그네가 누각에 오르지. |
‘荷葉亂鳴敧枕雨, 柳條經颺捲簾風.’ 薛文遇「雲錦樓」詩也,
아래의 연구는 설문우의 「운금루」라는 시이다.
荷葉亂鳴敧枕雨 | 연꽃잎은 비 오자 베개 기댄 곳에서 어지럽게 날리고 |
柳條經颺捲簾風 | 버들개지는 바람에 발 걷힌 곳에서 가벼이 날라다니네. |
‘漁翁去後孤舟在, 山月來時小閣虛.’ 金九容「幽居」詩也.
아래의 연구는 김구용의 「은거하며」라는 시이다.
漁翁去後孤舟在 | 어부 떠나자 외론 배는 남아 있고 |
山月來時小閣虛 | 산의 달 뜨자 작은 누각은 텅 비었네. |
勝國詩格, 一臠可知.
고려【승국(勝國): 자기 나라가 이겨 멸망시킨 나라를 뜻하는 것으로, 조선 시대에는 전왕조인 고려(高麗)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었음.】의 시 격조가 한 점의 고기를 맛보는 것임을 알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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