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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점(黃土店)③
충선왕이 참소를 받아 스스로 해명하지 못하고 귀양갔다는 걸 듣고서[聞上王見譖, 不能自明]
이제현(李齊賢)
寸腸氷炭亂交加 一望燕山九起嗟
誰謂鱣鯨困螻蟻 可憐蟣蝨訴蝦蟇
才微杜漸顏宜赭 責重扶顚髮已華
해석
寸腸氷炭亂交加 촌장빙탄난교가 |
마디 창자에서 얼음과 숯이 어지러이 더해져 |
一望燕山九起嗟 일망연산구기차 |
한 번 연나라 산을 바라보니 아홉 번 탄식 일어나네. |
誰謂鱣鯨困螻蟻 수위전경곤루의 |
누가 생각했을까? 고래가 개미에게 곤액 당할 줄을. |
可憐蟣蝨訴蝦蟇 가련기슬소하마 |
가련쿠나! 서캐와 이가 두꺼비를 참소하다니. |
才微杜漸顏宜赭 재미두점안의자 |
재앙 미리 막는【두점(杜漸): (재앙 따위를) 미연에 방지하다】 재능 적어 얼굴색 마땅히 붉어지고 |
責重扶顚髮已華 책중부전발이화 |
전복된 것을 바로잡는 책임 중하여 머리는 이미 희어졌네. |
萬古金縢遺冊在 만고금등유책재 |
만고의 점괘가 담긴 금등의 남은 책에 있으니 |
未容群叔誤周家 미용군숙오주가 |
관숙과 채숙이 주나라를 그르칠 걸 용납지 않네. 『益齋亂稿』 卷第二 |
해설
창자 속에 얼음과 숯덩이가 뒤섞여 볶아대듯이 충선왕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속이 타고 참소한 자에 대한 분노가 엉켜서 주체할 수 없는데, 연산, 즉 원나라 수도를 한 번 바라보기만 해도 아홉 번이나 참소한 자들에 대한 울분으로 탄식이 나온다. 고래(충선왕)가 하찮은 개미(백안독고사)에게 곤욕을 당하고 조그만 이가 두꺼비를 모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난을 미리 막을 재주가 없어 얼굴은 붉어지고 넘어지는 것을 붙들어 둘 책임이 무거운데 벌써 늙어 버렸다. 주공의 진실이 밝혀졌듯이 충선왕의 진실도 밝혀질 것이다.
서거정(徐居正)은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 “그 충성스런 마음에서 분격한 내용의 수준을 놓고 보면, 두소릉만이 전 시대에서 아름다움을 독차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其忠誠憤激, 杜少陵不得專美於前矣].”라고 평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53,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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