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존재의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눈물이어라
이덕무는 일찍이 그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에서 이렇게 적은 바 있다.
진정眞情을 펼쳐냄은 마치 고철古鐵이 못에서 활발히 뛰고, 봄날 죽순이 성난 듯 땅을 내밀고 나오는 것과 같다. 거짓 정을 꾸미는 것은 먹을 반반하고 매끄러운 돌에 바르고, 기름이 맑은 물에 뜬 것과 같다. 칠정 가운데서도 슬픔은 더더욱 곧장 발로되어 속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슬픔이 심하여 곡하기에 이르면 그 지극한 정성을 막을 수가 없다. 이런 까닭에 진정에서 나오는 울음은 뼛속으로 스며들고, 거짓 울음은 터럭 위로 떠다니게 되니, 온갖 일의 참과 거짓을 이로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眞情之發, 如古鐵活躍池, 春筍怒出土; 假情之飾, 如墨塗平滑石, 油泛淸徹水. 七情之中, 哀尤直發難欺者也. 哀之甚至於哭, 則其至誠不可遏. 是故眞哭骨中透, 假哭毛上浮. 萬事之眞假, 可類推也. |
살아가는 일은 답답하고 속 터지는 일이다. 봄날 죽순이 땅을 밀고 솟아나듯, 내 존재의 깊은 곳에서부터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울음과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진정에서 나와 뼛속까지 스며드는 그런 울음은 어디에 있는가? 갓난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터뜨리는 첫 소리 같은 울음을 어떻게 울 수 있을까? 나의 시, 나의 노래는 그러한 울음이었던가? 슬프지도 않으면서 짐짓 슬픈 채 우는 거짓 소리는 아니었던가? 기름이 물에 뜬 것처럼, 반반한 돌 위에 쓴 먹 글씨처럼 스미지는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 그런 울음은 아니었던가? 아! 그곳은 어디에 있는가? 요동의 벌판에 있는가, 금강산 비로봉의 꼭대기에 있는가? 아니면 장연의 바닷가에 있는가? 나도 그런 곳에 서서 큰 소리로 한번 울어 보고 싶구나.
한편 추사 김정희는 「요야遼野」란 작품에서 연암의 「호곡장론」을 읽은 흥취를 이렇게 노래하였다.
千秋大哭場 戱喩仍妙詮 |
천추의 커다란 울음터라니 재미난 그 비유 신묘도 해라. |
譬之初生兒 出世而啼先 |
갓 태어난 핏덩이 어린아이가 세상 나와 우는 것에 비유하였네. |
한낮은 너무나 더웠다. 말을 재촉하여 고려총高麗叢과 아미장阿彌庄을 지나 길을 나누었다. 주부主簿 조달동趙達東 및 변래원卞來源, 정진사鄭進士, 하인 이학령李鶴齡과 더불어 구요동舊遼陽에 들어가니, 그 번화하고 장려함은 봉황성鳳凰城에 열 배나 된다. 별도로 「요동기遼東記」가 있다. 亭午極熱. 趣馬, 歷高麗叢阿彌庄, 分路. 與趙主簿達東及卞君來源鄭進士李傔鶴齡, 入舊遼陽, 其繁華富麗, 十倍鳳城. 別有遼東記. |
▲ 전문
인용
2. 슬퍼야만 눈물 나나?
3. 한바탕 울만한 곳
4.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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