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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홍경신의 시
余問東溟以玄翁ㆍ芝峯兩子詩優劣, 溟老曰: “玄翁行文雖優, 詩非本色, 故不及芝峯ㆍ鹿門.”云.
鹿門洪慶臣與芝峯齊名, 鹿門之「東江卽事」詩曰: ‘日落江天碧, 煙昏山火紅. 漁舟殊未返, 浦口夜多風.’
「江行」詩: ‘黃帽呼相語, 將船泊柳汀. 前頭惡灘在, 未可月中行.’
「明妃詞」: ‘靑海城頭白雁飛, 塞風吹落漢宮衣. 朝來一倍琵琶怨, 昨夜甘泉夢裏歸.’
格韻雅潔, 似唐詩.
해석
余問東溟以玄翁ㆍ芝峯兩子詩優劣, 溟老曰: “玄翁行文雖優, 詩非本色, 故不及芝峯ㆍ鹿門.”云.
내가 동명 노인께 현옹과 지봉 두 사람 시의 우열을 묻자, 동명 노인은 “현옹은 문장을 짓는데 비록 낫지만 시는 본색이 아니기 때문에 지봉과 녹문만 못하지.”라고 말씀하셨다.
鹿門洪慶臣與芝峯齊名, 鹿門之「東江卽事」詩曰: ‘日落江天碧, 煙昏山火紅. 漁舟殊未返, 浦口夜多風.’
녹문(鹿門) 홍경신(洪慶臣)은 지봉과 명성을 나란히 했으니, 녹문의 「동강즉사(東江卽事)」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日落江天碧 煙昏山火紅 | 해 지자 강의 하늘은 푸르러지고 안개가 어두워지자 산불은 붉어지네. |
漁舟殊未返 浦口夜多風 | 고기잡이배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포구의 밤엔 바람이 많구나. |
「江行」詩: ‘黃帽呼相語, 將船泊柳汀. 前頭惡灘在, 未可月中行.’
「강행(江行)」의 시는 다음과 같다.
黃帽呼相語 將船泊柳汀 | 뱃사공이 서로 불러 말하기에 장차 배를 버들 물가에 정박햇네. |
前頭惡灘在 未可月中行 | “앞 머리에 사나운 여울이 있어요. 달밤 속에 갈 수 없어라.” |
「明妃詞」: ‘靑海城頭白雁飛, 塞風吹落漢宮衣. 朝來一倍琵琶怨, 昨夜甘泉夢裏歸.’
「명비사(明妃詞)」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靑海城頭白雁飛 | 푸른 바다의 성 어귀엔 흰 기러기 나는데 |
塞風吹落漢宮衣 | 변방 바람에 한나라 궁녀의 옷에 불며 떨어지네. |
朝來一倍琵琶怨 | 아침에 한 배의 비파소리가 들려와 원망스러우니 |
昨夜甘泉夢裏歸 | 어젯밤 감천궁【감천궁(甘泉宮): 한대(漢代)의 궁궐 이름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을 꿈 속에 다녀왔지. |
格韻雅潔, 似唐詩.
격조와 음률이 아름답고 깨끗해 당나라 시체 같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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