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모퉁이의 머릿돌
제66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집짓는 자들이 버린 바로 그 돌을 나에게 보여다오.. 그것이야말로 모퉁이의 머릿돌이로다.”
1Jesus said, “Show me the stone that the builders rejected: That is the cornerstone.”
본 장의 로기온은 앞 장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독립된 파편이다. 그런데 마침 이 66장이 65장에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마가가 이미 65장의 원자료를 알레고리화하는 과정에서 연접해있는 66장을 하나의 비유 담론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공관복음서 저자 중의 한 사람은 도마자료를 보고 두 연접해있는 파편을 합성하여 ‘사악한 농부들의 비유’를 구성해낸 것이다(막 12:10, 마 21:42, 눅 20:17), 65장의 죽임을 당하는 ‘아들’을 ‘예수’로서 알레고리적 해석을 가했을 경우, 여기 66장의 ‘모퉁이의 머릿돌"은 마침 ‘건축자들에 의하여 버림을 받았다(=소작농부들이 죽였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가 오히려 하나님에 의하여 선택된 영광스러운 반석이 되었다고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복음서의 저자들은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실상 이러한 연접은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많은 주석가들이 지적해왔다.
주지하는 바대로, 공관복음서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이 구절은 시편 118:22에서 왔다. ‘집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 야훼께서 하신 일이다.’ 이 118장은 궁켈(Hermann Gunkel, 1862-1932)의 시문학유형분류에 의하면 ‘감사의 시(Thanksgiving Psalms)’에 속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아 강조점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영광에 있다. 여기 ‘모퉁이의 머릿돌’은 우리나라의 목조건물의 경우와는 다른 서양의 석조건물을 연상해야 옳다. 어떤 석조벽을 쌓을 때 중요한 것은 코너에 있는 돌이다. 양쪽의 평행하는 돌들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 시편에서의 의미는, 이 방이 업신여긴 이스라엘백성이 하나님의 인도로 ‘모퉁이의 머릿돌’과도 같은 훌륭한 민족이 되었다는 정도의, 평범한 격언적 찬양일 것이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다.
도마복음에는 구약의 인용이 거의 없다. 이 66장의 로기온 파편이 시편의 직접적인 인용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러나 기본 어휘나 발상이 공통되기 때문에 시편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아도 별 무리는 없다. 아마도 일상적 삶 속에 배어있는 격언 같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여기 도마의 맥락 속에서는 알레고리적 해석의 전제가 없는 ‘버림(rejection)’과 ‘선택(election)’의 일상적 체험을 말하고 있다. 세속적 환경 속에서 버림받는 자야말로 선택된 자들이라고 하는, 예수 도반들, 말씀을 추구하는 자들에 대한 격려의 언사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아마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백조로 변해가는 ‘미운 오리새끼(the ugly duckling)’의 메타포 정도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스테반 데이비스). 63장부터 66장까지 어떤 연속적 주제의 흐름이 감지될 수 있다.
▲ 터키 괴레메 어둠교회에 매우 충격적인 벽화가 하나 있다. 에데사의 군주 아브가르 우카마에게 보낸 예수의 손수건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이 이야기에 관해서는 『도마복음한글 역주』제2권 21~23, 50~51, 180을 보라). 예수는 편지와 함께 자기의 얼굴이 그려진 손수건에 땀을 닦아 보냈다. 그 손수건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니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위의 사람은 피부병과 눈병으로 고통받는 아브가르 우카마(글씨로 표시됨). 한 눈이 감겨져 있고, 왼손에 예수 편지를 들고 있다. 아래 손수건에 예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뒤의 십자가 후광이 예수의 상징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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