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한글역주, 등문공장구 하 - 6. 좋은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

 6. 좋은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

 

 

3b-6. 맹자께서 송나라에 체재하실 동안의 문답이었다. 맹자께서 송나라의 충신인 대불승(戴不勝)【송나라 조정의 사람인데 누구인지는 확정지을 수 없다. 다음 제8장에 나오는 대영지(戴盈之)일 수도 있다. 『순자(荀子)』 「해폐(解蔽)」편의 양량(楊倞)주에는 대환(戴驩)이 송의 태재(太宰)였다고 한다.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 상 13에도 나온다. 이 사람일 수도 있다】에게 일러 말씀하시었다: “그대는 송나라의 왕이 선한 길을 걸어가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그대의 왕이 선행을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가르쳐 주겠소. 여기 초나라의 대부가 있 다고 합시다. 그는 그의 아들이 제나라 말을 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소【당시 초나라 말은 촌스러운 말이었고, 제나라 말이야말로 지금 영어와도 같은 세련된 국제언어였다. 당시 그만큼 방언의 차이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제나라 사람을 가정교사로 두겠소? 초나라 사람을 가정교사로 두겠소?” 3b-6. 孟子謂戴不勝曰: “子欲子之王之善與? 我明告子. 有楚大夫於此, 欲其子之齊語也, 則使齊人傅諸? 使楚人傅諸?”   대불승이 대답한다: “물론 제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가르치도록 하 겠지요.” 曰: “使齊人傅之.”   말씀하시었다: “그런데 제나라 사람 단지 한 사람만 가정교사로 둔다 해도 주변의 모든 사람이 초나라 말로 떠들어대면, 매일 그 아 들을 회초리로 때려가면서 제나라 말을 가르치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요. 그런데 그 아이를 아예 제나라 임치【장악(莊嶽)은 여러 설이 있으나 나는 제나라 임치(臨淄)의 거리 이름으로 본다】의 가장 화려한 거리에 데려가 수년간 그곳에서 생활하게 한다면, 매일 그 아들을 회초리로 때려가면서 초나라 말을 하게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요. 曰: “一齊人傅之, 衆楚人咻之, 雖日撻而求其齊也, 不可得矣; 引而置之莊嶽之間數年, 雖日撻而求其楚, 亦不可得矣.   그대가 최근 나에게 설거주(薛居州, 송나라의 신하)라는 인물이 훌륭한 선비이며 왕궁에서 거하면서 임금을 보좌하게 만들 거라는 얘기를 했소. 왕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장유존비(長幼卑尊)를 불문하고 다 설거주와 같은 훌륭한 인물이라면 왕이 누구와 더불어 불선(不善)을 행할 수 있겠소이까? 불문하고 다를 子謂薛居州, 善士也. 使之居於王所. 在於王所者, 長幼卑尊, 皆薛居州也, 王誰與爲不善?   그런데 왕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장유존비를 불문하고 다 설거 주와 판이하게 다른 나쁜 인간들이라고 한다면 왕이 누구와 더불어 선을 행할 수 있겠소이까? 당신이 오직 한 사람의 실거주로 하여금 왕을 보좌하게 한들, 실로 송왕 홀로 뭔 일을 할 수 있겠소?” 在王所者, 長幼卑尊, 皆非薛居州也, 王誰與爲善? 一薛居州, 獨如宋王何?”

 

아주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주변에도 적용될 수 있는 절실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같은 주제가 「고자」 상9에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맹자가 성선론자임에도 불구하 고 인간의 선행은 환경의 영향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거의 순자 의 ‘위설(僞說)’에 가까운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 아야 할 것은 맹자의 ‘성선(性善)’의 주장이 획일적 논리의 관철이 아니라 인간의 선행의 가능성을 인간 본성의 바탕에 인정한 것일 뿐이며, 후천적 학습의 중요성을 결코 배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선이라는 학설의 관철이 아니라, 왕도의 실천이며, 모든 인간이 왕도의 구현을 위하여 공유의 가치에 참여하는 현실적 과정이다. 이 과정의 성과를 위하여 모든 인간의 가능성이 동원되어야 하는 것이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의 고사도 이 장과 논리적으로 상통하는 이야기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시 ‘어학교육’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는 것도 전국시대의 생활사의 한 주제로서 여기서 규탐(窺探)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극성엄마들의 ‘조기 유학’의 논리도 다 들어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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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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