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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자네, 또한 나를 뵈러 왔는가
4a-24. 악정자(樂正子)【1b-16에 기출, 노나라 사람이며 악정(樂正)이 성(姓)이고 명은 극(克)이다. 맹자의 그에 대한 평가가 7b-25에 실려있다. 좋은 사람[善人]과 믿을 만한 사람[信人]의 중간 정도라고 말했는데 그리 높은 평가는 아니다. 악정자는 현실적 감각이 있으며 맹자의 제자 중에서는 가장 정치적 활약이 많은 사람이다. 순박하고 우직하기보다는 도회지형 인간이며, 스마트하고 문명의 이기를 즐기는 인간이다】가 제나라의 사신 자오(子敖)【앞서 언급된 왕환(王驩)의 자(字)가 자오이다. 2b-6에서 맹자는 왕환을 부사로 하여 등나라에 조문을 다녀왔는데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맹자는 왕환이라는 인간을 특별히 잘못된 관계도 아닌 것 같은데 아주 싫어한다. 그 혐오감은 「이루」 하27에도 잘 드러나 있다. 왕환은 제선왕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며 실권이 있었고 사치스러운 행차를 많이 했다. 이 이야기는 제자 악정자가 노나라에서 벼슬살고 있었는데 사치스러운 왕환의 나들이에 따라붙어 같이 행락하며 제나라에 온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맹자의 심정이 배어있다】를 따라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왔다【여기 ‘지제(之齊)’를 ‘제나라로 갔다’라고 번역하면 안 된다. ‘제나라로 왔다’로 번역해야 한다. ‘지(之)’에는 돌아오다는 뜻도 있다. 왕환은 제나라의 우사(右師)였고 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왔다. 이 때 노나라에 있었던 악정자가 왕환에게 찰싹 붙어 따라온 것이다. 그러니까 이 대화는 맹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일어난 것이다. 조기 주를 참고하라】. 4a-24. 樂正子從於子敖之齊. 악정자는 맹자에게 문안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맹자는 다짜고짜 다음과 같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대 또한 나를 보러온단 말인가!” 樂正子見孟子. 孟子曰: “子亦來見我乎?” 말한다: “선생님【여기 ‘선생(先生)’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4b-31, 6b-4에도 나타난다. 그런데 당시 우리가 쓰는 ‘선생님’에 해당되는 말로서 가장 흔히 쓰는 것은 ‘부자(夫子)’였다. 여기 ‘선생’의 정확한 뜻은 모르겠으나 하여튼 이러한 『맹자』의 용례가 오늘 우리말의 용법을 형성시킨 것이다】!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시나이까?” 曰: “先生何爲出此言也?” 말씀하시었다: “그대가 여기 제나라에 도착한 지 얼마나 되었나?” 曰: “子來幾日矣?” 아뢰었다: “며칠 되었나이다.” 曰: “昔者.” 말씀하시었다: “며칠이라니! 그럼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 않은가?” 曰: “昔者, 則我出此言也, 不亦宜乎?” 아뢰었다: “머물 객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좀 늦어졌습니다.” 曰: “舍館未定.” 말씀하시었다: “그대는 머물 객사가 정해진 연후에나 어른을 찾아 뵙는 것이라고 배워 처먹었는가?” 曰: “子聞之也, 舍館定, 然後求見長者乎?” 아뢰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曰: “克有罪.” |
맹자의 분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악정자가 잘못을 시인하였어도 무엇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인지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맹자는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장의 훈화가 계속된다. 맹자가 제자를 대하는 근엄한 성격이 잘 드러나 있는 장이다. 리얼한 맹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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