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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는 경우
7a-43. 맹자의 고제인 공도자(公都子)【6a-5 참고】가 여쭈었다: “등문공의 동생인 등갱(滕更)【조기 주에 의하면 둥군지제(滕君之弟)로서 맹자의 문하에 와서 배우고 있는 자라고 하였다】이 지금 선생님 문하에 와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상 당히 예우를 해주실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선생님께서는 그가 묻는 말에 잘 대답도 해주시지 않는 것은 웬 까닭이오니이까?” 7a-43. 公都子曰: “滕更之在門也, 若在所禮. 而不答, 何也?”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배우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라는 것이 있다. 자기의 고귀한 신분을 끼고 묻거나【여기 ‘끼다’고 번역한 것은 ‘협(挾)’인데, 5b-3에 기출하였다. 선생과 학생 사이에 끼워넣는다, 즉 불손한 동기를 개재시킨다는 뜻이다】, 자기가 머리가 좋다는 것을 끼고 묻거나, 자기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끼고 묻거나, 자기가 공로가 있다는 것을 끼고 묻거나, 안면이 있다는 것을 끼고 묻거나 하면, 이런 경우는 모두 대답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등갱은 이 중 둘이나 끼고 있다【沃案: 아마도 첫 두 개 항목일 것이다. 신분이 높고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孟子曰: “挾貴而問, 挾賢而問, 挾長而問, 挾有勳勞而問, 挾故而問, 皆所不答也. 滕更有二焉.” |
5b-3에 보면 벗 하는 조건으로 사이에 끼워넣으면 안 되는 것이 세 개가 있었다. ‘장(長, 나이)’과 ‘귀(貴, 신분)’와 ‘형제(兄弟, 연출)’였다. 친구 사이에도 이런 지저분한 외적 조건의 개입이 있으면 안 되는데, 하물며 문하생이 선생에게 대하는 태도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 열거한 다섯 가지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배움을 향한 물음은 일차적으로 자기를 무화(無化)시켜야만 한다. 겸허하게 자기를 비우고 낮추어야 한다. 신분을 믿고, 현명함을 믿고, 나이를 믿고, 훈로(勳勞)가 있다는 것을 믿고, 연고를 믿고 물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40ㆍ41ㆍ43장은 맹자의 교육론이 집약된 것이다. 그의 겸손한 형 등문공과는 달리, 등갱(滕更)은 불행하게도 ‘불설지교(不屑之敎)’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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