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조선적 당풍
1. 당풍과 송풍의 차이
당풍 | 송풍 |
가슴으로 정을 느끼게 하는 스타일 | 머리로 뜻을 따지게 하는 스타일 |
그림을 지향하고 소리의 울림을 중시함 | 인위적인 것이 중심에 있음 |
감정이 자연스럽게 유로하는 것을 중시 | 생각이나 감정을 구도에 의해 안배하고 한 글자라도 안배에 힘씀 |
신라 말~ 고려 초 | 조선전기~ | ~조선 중기 |
만당풍(晩唐風) | 송풍(宋風) | |
| 강서시파(江西詩派) | |
| 당풍(唐風) |
2. 조선후기 사단의 색다른 풍조
1) 중국의 한시는 당대와 송대를 거치며 시가 나아갈 두 전형을 확립했고 그 후엔 자신의 시대에 맞게 변화를 주었을 뿐이다.
2) 조선에선 당풍과 송풍을 조선의 풍토에 체화하는 방향으로 나감.
3) 조선 중기의 주도적인 스타일이던 당풍의 경우 창작방법과 미학에서는 당시의 전범을 따랐지만 소재나 정감 자체는 조선인의 것으로 채워 중국 당시와 다른 길을 찾음. 이게 바로 조선적 당풍이다.
3. 조선적 당풍의 작품들.
1) 이미의 「촌가잡영(村家雜詠)」
事到黃昏始方閒 | 일이 저물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가해지니, |
男前婦後荷鋤還 | 남편은 앞서고 아내는 뒤에서 호미 매고 돌아오네. |
白尨蒼犬齊搖尾 | 백구는 누렁이와 함께 꼬리를 흔들며 |
迎在疎籬暝色間 | 해진 울타리 응달쪽에서 맞이하네. |
靑裙女出木花田 | 청색 치마의 아낙 목화밭에서 나오다가 |
田客回身立路邊 | 밭 손님과 마주쳐 몸을 돌려 길 가에 서 있네. |
白犬遠隨黃犬去 | 백구는 멀리 누렁이 따라 갔다가 |
雙還更走主人前 | 두 마리 함께 다시 주인 앞으로 달려 오누나. |
-18세기 조선의 농촌으로 묘사했는데 풍광이 지극히 조선적이며 당풍의 시에서 그려 볼 수 있던 산수화 대신 순박한 사람이 중심에 있는 풍속화가 자리하긴 함.
4. 당풍과 송풍의 결합한 작품
荳殼堆邊細逕分 | 콩 껍질 쌓인 곁에 샛길 나눠지고 |
紅暾稍遍散牛群 | 노을 점점 퍼지니 소떼 흩어진다. |
娟靑欲染秋來岫 | 곱고도 푸른 가을이 소매로 들어와 물들이려하고, |
秀潔堪餐霽後雲 | 빼어나고도 깨끗한 비 갠 뒤 구름 먹을 만하네. |
葦影幡幡奴鴈駭 | 갈대 그림자 일렁이니 기러기들 놀라고 |
禾聲瑟瑟婢魚紛 | 벼 소리 쏴아악 일어나니 붕어 소란 떤다. |
山南欲遂誅茅計 | 산 남쪽에 마침내 초가집 지을 계책이 섰으니 |
願向田翁許半分 | 농부에게 반절만 나눠줄 수 있냐고 해봐야지. |
-회화적 심상이 매우 강한 감각적인 시를 제작했던 시인으로 위의 시가 이 특질을 잘 보여줌.
-당시의 특징인 색채 대비와 소리가 있음. 붉은 햇살, 푸른 풀밭, 파란 하늘, 붉은 단풍 등 선명한 색채의 나열과 흔들리는 갈대와 벼에서 나는 작은 소리로 음향효과가 살아 있음.
-송시의 특징인 ‘붕어’의 대로 ‘기러기’를 써서 정교한 꾸밈이 엿보임. 그리고 2연의 정밀한 풍경 묘사 역시 송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임.
-당풍의 향(響)과 송풍의 리(理)를 겸하여 조선의 풍광을 담아낸 조선풍이라 할 수 있음.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