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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바다 - 2. 산은 산, 물은 물② 본문

카테고리 없음

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바다 - 2. 산은 산, 물은 물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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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은 산, 물은 물

 

 

혜심(慧諶)은 위 같은 글에서 회양선사(懷讓禪師)의 시를 다음과 같이 인용하고 있다.

 

懷州牛喫草 益州馬腹脹 회주(懷州) 땅의 소가 풀을 뜯는데 익주(益州)의 말이 배가 터졌네.
天下覓醫人 炙猪左膊上 천하에 의원을 찾아가 보니 돼지의 어깨 위에 뜸질을 하네.

 

말 그대로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풀은 회주(懷州)의 소가 먹었는데, 수 천리 떨어진 익주(益州)의 말이 배가 터진다. 고쳐 달라고 의원을 찾아가니 엉뚱하게 돼지의 어깨에다 뜸질을 한다. 럭비공처럼 이리저리 튀니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아니 혜심(慧諶)은 아예 갈피를 잡을 생각은 버리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이언절려(離言絶慮)’, 말을 떠나고 생각이 끊어진 곳, 그곳의 소식은 언어로 설명하려 하면 이렇듯 헛김이 샌다. 언어의 집착에서 벗어나라. 분별하는 생각을 끊어라.

 

海底燕巢鹿胞卵 바다 밑 제비 둥지에 사슴이 알을 품고
火中蛛室魚煎茶 불 속 거미집선 고기가 차 달이네.
此家消息誰能識 이 집안 소식을 뉘 능히 알리
白雲西飛月東走 흰 구름 서편으로, 달은 동으로.

 

근대의 선객(禪客) 효봉선사(曉峯禪師)의 오도송(悟道頌)이다. 말이 꼬여도 한참 꼬였다. 허공을 나는 제비의 집이 어째 바다 밑바닥에 있으며, 태생동물인 사슴은 어쩐 일로 바다 속 제비 둥지에 들어와 알을 품고 있는가. 불 속에 거미집이나, 거기에 올라와 차를 달이는 물고기에 와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달은 서편에 떨어지는 것인데, 어찌 동으로 달려가는 이치가 있는가. 꼬집어내려 하면 할수록 오리무중이다. 시인이 말하고 있는 이 집안 소식의 정체는 무엇일까.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산은 산, 물은 물

2. 산은 산, 물은 물

3. 산은 산, 물은 물

4.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5. 선기(禪機)(詩趣)

6.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7.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8.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9.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10.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11.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2.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3.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4.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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