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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바다 - 12.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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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바다 - 12.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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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이 이야기를 소동파(蘇東坡)는 그의 금시(琴詩)에서 다시 이렇게 읊조린다.

 

若言琴上有琴聲 거문고에 소리가 있다 하면은
放在匣中何不鳴 갑 속에 두었을 젠 왜 안 울리나.
若言聲在指頭上 그 소리 손가락 끝에 있다 하면은
何不於君指上聽 그대 손끝에선 왜 안 들리나.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거문고와 손가락의 사이에서다. 거문고에 손가락이 닿아 소리로 울리는 이 미묘한 이치를 아는가? 소리는 그렇다면 어디에 숨어 있었더란 말인가? 깨달음은 어디에 있는가?

 

도연명(陶淵明) 음주(飮酒)시의 뒤 네 구절을 보면 다음과 같다.

 

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산 기운 저녁이라 더욱 고운데 나는 새 짝을 지어 돌아가누나.
此中有眞意 欲辨已忘言 이 가운데 참된 뜻이 있으나 말을 하려 하나 이미 말을 잊었네.

 

동쪽 울타리 께에서 국화를 캐다가 허리를 펴고 먼 산을 바라본다. 남산 너머론 노을이 불타고, 산빛은 빗기는 햇살을 받아 몽환적 색조를 띠고 있다. 그 사이로 새들은 아스라한 영상을 남기며 날아간다. 그것을 넋 놓고 바라보던 시인은 가슴으로 다가서는 느낌을 가졌다. 그러나 그 느낌은 무어라고 말하려는 순간 혀끝을 감돌다 사라지고 말았다. 언어가 힘을 잃고 사라진 자리. 남산과 시인의 사이에 아무런 간격도 없다. 내가 남산이 되고, 남산이 곧 내가 된다. 언어가 끼여들 틈이 없다. 그래서 시인은 이미 말을 잊었다고 한 것이다. 송의 시덕조(施德操)남창적과록(北窗炙輠錄)에서 이 시를 두고 이때 달마는 아직 중국에 오지도 않았는데, 연명은 이미 선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정곡을 통쾌하게 찌른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산은 산, 물은 물

2. 산은 산, 물은 물

3. 산은 산, 물은 물

4.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5. 선기(禪機)(詩趣)

6.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7. 선기(禪機)와 시취(詩趣)

8.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9.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10. 설선작시 본무차별(說禪作詩, 本無差別)

11.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2.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3.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14. 거문고의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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