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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시(詩)와 문자유희(文字遊戱): 한시(漢詩)의 쌍관의(雙關義) - 10.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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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시(詩)와 문자유희(文字遊戱): 한시(漢詩)의 쌍관의(雙關義) - 10.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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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

 

 

布穀 布穀 뻐꾹 뻐꾹
布穀聲中春意足 뻐꾹새 울음 속에 봄은 무르익었는데
健兒南征村巷空 사내들은 전쟁 나가 시골 동네 텅 비었네.
落日唯聞寡妻哭 저물녘엔 들리느니 과부의 울음 소리
布穀啼 誰布穀 씨 뿌려라 울지만 누가 있어 씨 뿌리나
田園茫茫烟草綠 들판엔 아득하게 풀빛만 자옥해라.

 

권필(權韠)포곡(布穀)이란 작품이다. 시대 배경은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이다. 때는 바야흐로 봄날, 뻐꾹새의 울음소리 속에 춘경(春耕)의 일손이 한창 바쁠 시절이다. 그러나 남정네들은 모두 남쪽 전장터로 징발되어 시골 동네는 텅 비고 말았다. 저물녘에 들려오는 과부의 울음소리는 이미 많은 남정네들이 그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음을 알려준다. 뻐꾹새가 씨 뿌리라고 목청을 뽑을수록 그녀들의 기막힌 울음소리는 더 커져만 간다. 그렇게 또 봄이 가고, 파종조차 못한 들판엔 어느덧 잡초가 자옥히 푸르러 가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포곡(布穀)뻐꾹이라는 새 울음소리의 음차이면서 동시에 씨 뿌려라는 의미를 쌍관(雙關)하고 있다. 언젠가 학술 토론의 자리에서 이 작품을 두고 어떤 분이 씨 뿌려라과부와의 연관에 주목하여 남녀상열지사로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내놓아 일좌(一座)의 경탄을 자아낸 일이 있었는데, 뻐꾹새의 울음소리 속에 담긴 의미는 이래저래 심장하기만 하다.

 

 

새가 새가 나러든다 복국조(復國鳥)가 나러든다

이 산()으로 가며 복국(復國) 뎌 산()으로 가며 복국(復國)

청산진일(靑山盡日) 피나도록 복국(復國) 복국(復國) 슯히 우니

지사혼(志士魂)이 네 아니냐

 

 

1908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에 실려 있는 의장청조(依杖聽鳥)가운데 한 수이다. 망한 나라의 뻐꾹새는 이제 더 이상 씨 뿌리라고 우는 것이 아니라 복국(復國)’ 나라 찾자고 울고 있는 것이다.

 

 

거무야 왕거무 거무야 네 줄을 길게 느려

 

날김생 길김생 날버러지 길버러지 모도 다 함부로 슬슬 억드라도 적막공산(寂寞空山) 고목상(古木上)에 홀노 안자 슬피 우난 져 복국조(復國鳥) 행혀나 얼글셰라

 

아모리 나도 지주(蜘蛛)일망뎡 만복경륜(滿腹經綸)이 아니 얼거.

 

 

1910712대한민보(大韓民報)에 실린 지주(蜘蛛), 즉 거미를 노래한 사설시조이다. 역시 뻐꾹새를 복국조(復國鳥)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일반에서 뻐꾹새가 복국(復國)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가던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초록 저고리, 국수 한 사발

2. 초록 저고리, 국수 한 사발

3. 장님의 단청 구경

4. 장님의 단청 구경

5. 견우(牽牛)와 소도둑

6. 견우(牽牛)와 소도둑

7. 견우(牽牛)와 소도둑

8. 견우(牽牛)와 소도둑

9.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

10.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

11. 뻐꾹새 울음 속에 담긴 사회학

12. 선덕여왕의 자격지심

13. 선덕여왕의 자격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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