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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동악이 평가한 습재와 석주의 시
有以習齋·石洲文章優劣, 問東岳, 東岳曰: “二人俱有贈華使詩,
習齋詩: ‘一曲驪駒正咽聲, 朔雲晴雪滿前程. 不知後會期何地, 只是相思隔此生. 梅發京華春信早, 氷消江浙暮潮平. 歸心自切君親戀, 肯顧東人惜別情.’
石洲詩: ‘江頭細柳綠烟絲, 暫住蘭橈折一枝. 別語在心徒脈脈, 離盃到手故遲遲. 死前只是相思日, 送後那堪獨去時. 莫道音容便長隔, 百年還有夢中期.’ 習齋詩沈重, 石洲詩浮弱, 可於此兩詩論定.”云.
해석
습재 권벽과 석주 권필 문장의 우열에 대해 동악 이안눌에게 물으니, 이안눌이 대답했다.
“二人俱有贈華使詩,
“두 사람이 모두 중국 사신에게 준 시가 있는데,
習齋詩: ‘一曲驪駒正咽聲, 朔雲晴雪滿前程. 不知後會期何地, 只是相思隔此生. 梅發京華春信早, 氷消江浙暮潮平. 歸心自切君親戀, 肯顧東人惜別情.’
습재의 「진급사와 작별하며[奉別陳給事]」라는 시는 다음과 같네.
一曲驪駒正咽聲 | 한 곡조의 이별곡은 바로 오열하는 소리 |
朔雲晴雪滿前程 | 변방의 구름과 쌓인 눈이 앞길에 가득하구나. |
不知後會期何地 | 훗날 기약 어디일지 알지 못하니, |
只是相思隔此生 | 그저 그리움만 지닌 채 이 생은 떨어져 있으리. |
梅發京華春信早 | 매화 피어 서울에 봄소식이 빠르면 |
氷消江浙暮潮平 | 얼음 녹아 절강에도 저녁 조수가 불어나겠지. |
歸心自切君親戀 | 귀향하는 마음 절로 간절한 것은, 임금과 어버이 그리움 때문이니, |
肯顧東人惜別情 | 어찌 동쪽사람 석별의 정을 돌아보랴. |
石洲詩: ‘江頭細柳綠烟絲, 暫住蘭橈折一枝. 別語在心徒脈脈, 離盃到手故遲遲. 死前只是相思日, 送後那堪獨去時. 莫道音容便長隔, 百年還有夢中期.’
석주의 「고 천사(천준)에게 증별하다. 원접사를 대신하여 짓다[別顧天使(天峻) 代遠接使作]」시는 다음과 같네.
江頭細柳綠烟絲 | 강가의 실버들 가닥가닥 푸르러. |
暫住蘭橈折一枝 | 잠시 목란배를 멈추고 한 가지 꺾네. |
別語在心徒脈脈 | 이별의 말은 맘에 둔 채 한갓 그저 바라만 보며, |
離盃到手故遲遲 | 이별의 술잔 손에 이르자 일부러 머뭇머뭇. |
死前只是相思日 | 죽기 전엔 다만 그대를 그리워할 날 뿐이리니, |
送後那堪獨去時 | 보낸 후에 어찌 홀로 떠나는 걸 감당하려나. |
莫道音容便長隔 | 목소리와 얼굴, 곧 길게 떨어진다고 말하지 마오. |
百年還有夢中期 | 한 평생 도리어 꿈속 기약 있을 테니. |
習齋詩沈重, 石洲詩浮弱,
습재의 시는 가라앉고 무게가 있으며 석주의 시는 들뜨고 허약하니,
可於此兩詩論定.”云.
이 두 시에서 결론지을 수 있을 걸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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