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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표정 - 3. 학시와 학선의 원리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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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선시(禪詩), 깨달음의 표정 - 3. 학시와 학선의 원리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8.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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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시와 학선의 원리

 

 

선과 시는 왜 넘나드는가? 시와 선을 하나로 보는 시선일여(詩禪一如)의 사고는 선학(禪學)이 일어난 송나라 이후에 활발해지지만, 일찍이 당나라 두보(杜甫)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시 지을 때 용사(用事)는 선가(禪家)의 말과 같아야 한다. 물속에 소금이 녹은 것은 물을 마셔보아야 짠맛을 안다.

 

 

서청시화(西淸詩話)에 나온다. 물속에 녹은 소금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셔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눈에는 안 보이지만 분명히 있다. 꼭 꼬집어 말하지는 않았어도 너무도 또렷하다. 시와 선은 이 지점에서 만난다.

 

당나라 때 시승 제기(齊己)기정곡낭중(寄鄭谷郞中)란 작품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詩心何以傳 所證自同禪 시심(詩心)을 무엇으로 전할 수 있나 증명함이 절로 선과 같구나.

 

시인이 제 마음에 뭉게뭉게 일어난 생각을 언어로 전달하는 과정은 선사가 참선 중의 깨달음을 선문답으로 전달하는 과정과 아주 흡사하다.

 

당나라 천주숭혜선사(天柱崇慧禪師)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서 시구를 가지고 선문답을 진행해 보인다. 문답은 이렇다.

천주(天柱)의 가풍은 어떠합니까?”

 

時有白雲來閉戶 흰 구름 때로 일어 와서 문을 닫으니,
更無風月四山流 풍월(風月)도 다시 없고 사방 산만 흘러가네.

 

제가 죽은 뒤에는 어떤 거처로 향해 갑니까?”

 

潛岳峯高長積翠 잠긴 뫼 높은 봉은 노상 푸름 쌓여있고
舒江明月色光輝 강에 퍼진 밝은 달은 그 빛깔 휘황하다.

 

도란 과연 무엇입니까?”

 

白雲覆靑嶂 蜂鳥步庭華 흰 구름 푸른 뫼를 덮어 감싸고 벌과 새 뜨락 꽃을 돌아다닌다.

 

요령부득의 동문서답이다. 깨달음의 모습을 묻는데, 푸른 산을 덮은 흰 구름과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새를 말한다. 죽은 뒤에 어찌 되느냐고 묻자, 산은 푸르고 달빛은 밝다고 대답한다. 가풍을 묻는 말에는 흰 구름이 와서 문을 닫으면, 바람도 달도 없이 사방 산만 흘러간다고 한다. 알 듯 말 듯 묘한 말씀이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선사들이 깨달음의 순간 시를 선택하는 이유

2. 학시와 학선의 원리

3. 학시와 학선의 원리

4. 학시와 학선의 원리

5. 학시와 학선의 원리

6. 동문서답의 선시들

7. 동문서답의 선시들

8. 동문서답의 선시들

9. 동문서답의 선시들

10. 동문서답의 선시들

11. 달마가 오지 않았는데도 도연명은 선을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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