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맺음말
지금까지 『금오신화(金鰲新話)』의 문학적 위상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근년에 와서는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소설문학(小說文學)의 효시로 보아 온 학설에 이의를 제가한 논문도 여러 편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수이전(殊異傳)』나 『삼국유사(三國遺事)』 유편들 가운데서 이미 전기소설(傳奇小說)의 싹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진술한 바와 같이 조선의 『금오신화(金鰲新話)』가 출현하기까지의 제반 여건들은 매월당(梅月堂)시대를 여는 예비 과정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면, 역시 본격적 전기작품(傳奇作品)으로서의 『금오신화(金鰲新話)』의 위상을 원상회복할 수밖에 없다.
『금오신화(金鰲新話)』가 『금오신화(剪燈新話)』의 영향을 입었다고 볼 때 그 시간적 격차가 4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瞿佑가 저술한 『금오신화(剪燈新話)』는 1378년 (洪武 11)의 自序가 있으나, 우리 나라에 들어온 현존본은 1421 년 (永樂 19) 저자 75세시 「重校剪燈新話後序」가 분은 작품(조카 瞿暹刊行)이다. -柳鐸一, 15~16世紀 中國小說의 韓國傳入과 受容, 釜山大 語文敎育論集 10집, 1988.】. 이는 조선(朝鮮)뿐만 아니라 그 후 일본(日本) 가비자(伽婢子) 월남(越南) 전기만록(傳記漫錄) 등에 전기소설(傳奇小說)의 꽃을 피우기에 이르는데, 그렇다면 모방이 아니라 전기(傳奇)적 토양 속에서 각각 전통적 설화(說話)를 바탕으로 독창적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시습(金時習)은 우리 소설문학(小說文學) 사상 작품(作品)을 의식하고 창작활동을 한 최초의 작가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유교적 사회정의가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는 자아와 현실의 어긋남 가운데서 창작을 통해 자신의 뜻을 펼 필요성을 느꼈고,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해 이른바 ‘심유적불(心儒跡佛)’의 본의 아닌 방랑을 계속하였다. 현실에서 뜻을 실현하자니 그는 자신을 위장할 수밖에 없었고, 설잠(雪岑)으로서의 위장된 생활을 계속하다보니 결국 유불일치에 이르는 합일의 경지에까지 나아가게 된 것이다. 용장사 깊숙이 들어 앉아 써낸 ‘風流奇話細搜尋’은 곧 김시습(金時習) 자신의 의식세계요 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금오신화(金鰲新話)』는 그 자체로써 일단 완결된 작품(作品)으로 보고자 한다.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는 그 중에서도 백미가 되는 작품(作品)으로 사랑을 주제로 한 인귀교환(人鬼交換)의 명혼소설(冥婚小說)이다.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는 명혼소설(冥婚小說)이면서 몽유(夢遊)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나,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는 이계(異界)편력의 몽유소설(夢遊小說)로서 각각 작자의 유불관(儒彿觀)과 문장관(文章觀)을 표방하고 있다.
『금오신화(金鰲新話)』가 하나의 전범이 되어 후대의 『기재기이(企齋記異)』나 「운영전(雲英傳)」 같은 작품(作品)들이 그 비극적 구성의 일치점을 보이고 있음은 그 영향 관계에서 특기할만한 사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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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1. 머리말
2.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과 『금오신화(金鰲新話)』
3. 작품별 분석
2.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4.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5.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4.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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