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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음식과 마음
7a-27.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굶주린 사람은 무엇을 먹어도 다 맛이 있고, 목마른 사람은 무엇을 마셔도 다 꿀맛이다. 그러나 이것은 음식의 정미(正味)를 얻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굶주림과 목마름의 상태가 미각의 본성을 해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라! 어찌 구복(口腹, 입과 내장)만이 기갈(飢渴)의 해에 시달리겠는가? 사람이 굶고 목마르다 보면 그 해가 반드시 그 마음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실로 어떤 사람이 기갈(飢渴)의 해를 가지고 마음의 해를 일으키지 않는 그러한 마음의 단련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처지가 타인의 부귀(富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근심을 삼는 일은 없을 것이다.” 7a-27. 孟子曰: “飢者甘食, 渴者甘飮, 是未得飮食之正也, 飢渴害之也. 豈惟腹有飢渴之害? 人心亦皆有害. 人能無以飢渴之害爲心害, 則不及人不爲憂矣.” |
민중을 다스리는 기본원칙이 항산(恒産)을 확보함으로써 항심(恒心)을 확보하는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맹자가 누차 이야기해온 것이다(1a-7. 3a-3, 7a-22, 7a-23). 그러나 본 로기온은 항산(恒産)이 없더라도 항심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 지식인의 삶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1a-7)을 매우 강력하게 재천명하고 있다. 빈천과 기갈이 인간의 시비선악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현실은 현실적 인간의 허약이다. 그러나 대장부(大丈夫)는 부귀(富貴)도 그를 타락시킬 수 없고, 빈천(貧賤)도 그를 타협케 할 수 없으며, 위무(威武)도 그를 굴복시킬 수 없다 (3b-2). 대장부의 기개를 길러주는 맹자의 로기온자료로서 이 장은 매우 교훈적이다.
나는 고려대학교를 다녔다. 내가 고려대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호랑 이는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드높게 외쳐대며 막걸리를 마셨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그러한 기개를 기르려고 우리는 ‘입실렌티 체이홉’를 외쳤다. 그런데 요즈음의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풀을 뜯어먹는 고양이가 된 느낌이다. 겨레의 보람이요 정성이 뭉쳐 드높이 쌓아올린 공든탑, 자유 정의 진리의 전당에서 수학하는 고려대학의 건 아들이여! 호랑이의 기개를 다시 한 번 포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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