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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6 개학 스키여행 - 11.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6 개학 스키여행 - 11.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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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2시간이 넘도록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허기가 몰려온다. 점심은 떡만두라면이다. 물론 어제 저녁이었던 카레와, 아침이었던 볶음밥이 남아 있으니 배부르지 않는 사람은 그걸 먹어도 된다. 밥을 먹는 동안 눈은 거의 그쳤다. 스키장에서 눈을 본다는 건 또 다른 흥취를 불러 일으켰다. 참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들이다.

 

 

떡만두라면을 먹는 아이들.

 

 

 

두 번째 하면 어찌 되었든 첫 번째보다는 익숙해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키를 타러 가면 된다. 어제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익히고 나니, 본격적으로 어떻게 타야 하는지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기태와 함께 보드 타는 동영상을 찾아봤다. 거기엔 이미 많은 영상들이 있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좀 보고 올 것을하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냥 아무런 감도 없이 영상만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매뉴얼이 가치가 있으려면 실전경험을 통해 감을 익힌 후여야만 하니 말이다. 그렇지 않고 그저 동영상만 봐서는 저게 뭐가 힘들다고 저렇게 끙끙거리지하는 생각만 들 게 뻔하다. 그나마 어제 조금이라도 타본 경험이 있으니, 영상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조금이나마 들렸고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감이 오더라. 그걸 보면서 오늘은 어떤 연습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렌탈을 하고 착용하기 시작한다. 어제는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려 착용할 수 있었는데, 어제 했던 게 도움이 됐던지 오늘은 금방 끝났다. 역시 뭣도 모르는 상황이 힘들어서 그렇지, 경험을 하면 그건 어떻게든 도움이 되긴 한다. 현세도 어젠 슈즈를 신는 것도 버거워 보였는데, 오늘은 바로 신을 정도였다.

이쯤에서 현세 얘기를 조금 해야 한다. 물론 다음 후기에서 현세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할 것이기에, 여기에선 보드에서 스키로 바꾼 이유에 대해 말하겠다. 어제 보드를 탔지만 일어서질 못해 타는 재미도 없었을 뿐더러, 추위에 덜덜 떨기만 했었다. 그래서 오늘도 보드를 탈 엄두를 못 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키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단재학생 대부분이 스키를 타니, 현세도 훨씬 배우기도 쉬울 것이고, 어제처럼 덩그러니 혼자 떨어진 느낌은 덜 받을 것이다.

정훈이는 발목이 아프다는 이유로 오늘은 타지 않겠다고 하더라. 생각 같아선 이곳까지 왔으니 함께 타면서 놀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정훈이의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에 억지로 타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렌탈샵까지 따라가서 아이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맘이 바뀌어 탄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이들 배웅은 해줘야 하니 렌탈샵까진 가야 해라고 했다. 그렇게 꾸역꾸역 거기까지 가서 아이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봤지만, 이미 맘이 돌아선 녀석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더라.

 

 

스키를 타는 지민이. 나머지 아이들은 무작정 중급코스로 갔지만 높은 곳이 무서운 지민인 초급코스에서만 탔다.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어제 기태에게 보드 타는 법을 배워 보니, 기태도 실력은 초보일 뿐이었다. 힐엣지만 간신히 되며, 토엣지는 거의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의욕만 앞선다. 그러니 무작정 중급코스로 가서 턴을 하는 연습만 하려 하더라. 아무래도 어제 나와 현세를 챙겨 주느라 맘껏 못 탔던 한이 있기 때문인지, 이 날도 처음에만 초급코스에서 탔을 뿐 바로 중급코스로 가버렸다.

오늘은 힐엣지에서 토엣지로, 토엣지에서 힐엣지로 방향을 전환하며 내려오는 것을 연습하려 한다. 어젠 보드로 일어서서 펜쥴럼을 어설프게나마 할 수 있게 되자 자신감이 생겨 중급코스에 도전했던 것인데, 엉덩방아와 꼬꾸라지기의 연속동작을 구사하며 간신히 내려올 수 있었다. 기술을 쓰는 것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저 힐엣지로 천천히 내려오는 방법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깨달은 것은 실력에 맞게 천천히 연습하면서 타는 게 중요하지, 그저 상위코스로 어떻게든 가려고 안달할 필요는 없다는 거였다. 그런 이유로 이날은 초급코스에서 방향 전환만 연습할 생각이었다.

 

 

강사는 이 동작을 아주 느리고 부드럽게 하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인용

목차

사진

1. 겨울방학에 받은 첫 번째 과제, 날 멸망시킬 태풍

2. 겨울방학에 받은 두 번째 과제, 우물 안 개구리

3. 개학여행 그리고 자나 깨나 동파조심

4. 한파가 찾아온 날 떠나는 스키여행

5. 장갑사건과 스키복장에 관해

6. 도전엔 늘 불안이 따른다

7. 몸이란 타자와 소통하기

8. 처음 보드를 타며 速成의 문제점을 간파하다

9. 4년 만에 다시 시작된 교사 없는 학교

10. 치열한 토론의 순간, 우린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

11.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12. 두 번째 보드 도전기

13. 민석이의 도전

14. 현세의 도전

15. 그래 우리 한 걸음씩만 나가보자

16. 여행이 끝나갈 땐 늘 아쉽다

17. 흔들리되 방향성이 있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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