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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제2의 나를 찾아서 - 5. 친구들아 다들 잘 지내고 있니 본문

책/한문(漢文)

제2의 나를 찾아서 - 5. 친구들아 다들 잘 지내고 있니

건방진방랑자 2020. 4. 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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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친구들아 다들 잘 지내고 있니

 

 

여인與人, 즉 벗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편지에 나오는 성흠聖欽은 이희명李喜明(1749-?)의 자이고, 중존仲存은 연암의 처남인 이재성李在誠(1751-1809)이다. 백선伯善은 누구의 자인지 분명치 않다. 성위聖緯는 이희명李喜明의 형인 이희경李喜經(1745-?)이고, 재선在先박제가朴齊家(1750-1805), 무관懋官이덕무李德懋(1741-1793)를 말한다. 젊은 시절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던 벗들이자 제자들이다.

 

 

한참 무더운 중에 그간 두루 편안하신가? 성흠聖欽은 근래 어찌 지내고 있는가? 늘 마음에 걸려 더욱 잊을 수가 없네. 중존仲存과는 이따금 서로 만나 술잔을 나누겠지만, 백선伯善은 청파교靑坡橋를 떠나고 성위聖緯도 운니동雲泥洞에 없다 하니, 이 같은 긴 여름날에 무엇 하며 지낼는지 모르겠구려. 듣자니 재선在先은 벼슬을 하마 그만 두었다던데, 돌아온 뒤로 몇 번이나 서로 만나보았는가 궁금하이. 저가 조강지처를 잃은데 더하여 무관懋官 같은 좋은 친구마저 잃었으니, 아득한 이 세상에서 외롭고 쓸쓸해 할 그 모습과 언어는 보지 않고도 가늠할 만하네 그려. 또한 하늘과 땅 사이의 궁한 백성이라 말할 만할 것이오.

劇暑中, 僉履起居連勝否? 聖欽近作何樣生活否? 懸懸尤不能忘也. 仲存時得相逢飮酒, 伯善失靑橋, 聖緯無泥洞, 則未知如此長日, 何以消遣否. 在先聞已罷官云, 未知歸後幾番相逢否. 彼旣喪糟糠之妻, 又喪良友之如懋官者, 悠悠此世, 踽踽凉凉, 其面目言語, 不見可想. 亦可謂天地間窮民.

박제가는 1793년 이동직李東稷이 올린 문체 관련 상소로 인해 왕의 지적을 받아 자송문自訟文을 지어 올린다. 그 전 해인 17929월에는 조강지처인 덕수 이씨가 세상을 떴다. 당시 박제가는 부여 현감으로 재직 중이었다. 또 편지에서 1793125일에 세상을 뜬 이덕무의 죽음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편지는 17936월쯤 안의安義 현감으로 있을 당시 안의에서 서울로 보낸 것임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편지는 먼저 이희명의 근황을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애틋한 무슨 사연이 있었던 듯하다. 처남인 이재성과는 이따금 만나 술잔을 기울이겠지만, 백선은 이사 가고 없고 이희경도 운니동 집에 있지 않다 하니, 길고 긴 여름날에 무슨 재미로 나날을 보내시는가? 문체 파동으로 자송문을 쓴 뒤 박제가는 벼슬을 그만 두고 서울로 올라가 지낸다던데, 그래 그새 몇 번이나 만나 보았던가? 그가 조강지처를 잃은 데다 절친한 벗 이덕무마저 먼저 떠나보냈으니, 내 이 먼 시골에서도 이즈음 그의 표정과 언어를 짐작할 만하네 그려. ! 슬프고 슬픈 일일세.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1. 벗을 찾겠다고 하면서 상우천고를 외치다

2. 벗을 찾겠다고 하면서 후대를 기다리다

3. 중국인의 문집을 읽고서 만나고 싶어지다

4. 진정한 벗 찾기의 어려움

5. 친구들아 다들 잘 지내고 있니

6. 지음을 잃고 보니 나는 천하의 궁한 백성이네

7. 백아가 종자기를 잃고 나서의 심정처럼

7-1. 총평

8. 한 명의 나를 알아주는 지기를 만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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